"노동당국 조사, 신병처리 상당한 부담"
"생활고에 대출·카드 빚 쌓여 연체시작"
아내와 공모…살인·자살방조 송치 예정
아내·두아들 태운 차량 몰고 바다 돌진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살해한 A(40대)씨가 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 나서고 있다. 2025.06.04. leeyj2578@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9/202506091240554777_l.jpg)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한 40대 가장이 억대 채무와 노동당국의 체불임금조사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에 허덕이던 부부는 고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세상을 함께 떠나기로 계획하고 가족여행 4일 전 범행을 준비한 사실도 파악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9일 일가족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자살방조)로 구속된 A(49)씨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현장 반장격인 A씨는 건설사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해 동료 근로자들에게 30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 노동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노동당국 조사에 따른 신병처리와 생활비 등을 위해 쓴 2억원대 대출과 신용카드 이용대금 상환 연체가 시작되자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동갑네기 아내에게 자신의 고충을 토로, 부모 없이 남겨질 두 아들을 우려해 온 가족이 함께 세상을 등지려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족여행을 떠나기 위해 지난달 22일 전남 무안의 한 펜션을 3박 4일(5월30일~6월2일) 예약한 A씨는 같은달 26일 아내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조울증 증세가 있던 아내는 처방 받은 수면제를 준비, 범행 사흘 전 동네 약국에 들러 수면제를 탈 병 음료도 구입했다.
가족은 30일 오후 5시27분께 A씨가 모는 승용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 무안 한 펜션에 머물렀다. 다음달 오후 6시께 펜션을 나와 목포로 향한 A씨 가족은 저녁 식사 후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두 아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를 먹였다.
펜션으로 향하던 A씨는 두 아들이 잠들자 돌연 진도로 차를 돌렸고 이달 1일 0시49분께 진도항에 도착했다. 운전자였던 A씨는 조수석에 탄 아내와 수면제를 나눠 먹었고 A씨는 오전 1시12분께 차량을 바다로 몰아 돌진했다.
바다에 빠진 차량 안으로 물이 들어차자 공포를 느낀 A씨는 열려 있던 운전석·조수석 창문 틈으로 홀로 빠져나왔다. 어촌 태생인 A씨는 헤엄 쳐서 인접한 다른 선착장까지 다다랐다.
![[진도=뉴시스] 지난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한 항만 인근 해상으로 추락한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경찰은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에 추락, 살해한 혐의로 40대 아버지를 붙잡아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진=목포해양경찰서 제공) 2025.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9/202506091240571756_l.jpg)
육지에 다다른 직후 A씨는 공용화장실에서 4시간여 머물다가 나와서는 인근 야산으로 숨어 하룻밤을 잤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3시38분께 한 상점에 들어가 주인에게 전화를 빌려 형에게 '데리러 오라'고 연락했다.
A씨의 형은 일용직 동료이자 지인에게 연락, 지인의 차를 얻어 타고 광주로 이동하다 범행 44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9분께 광주 도심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보험 가입 내역도 살펴봤으나 부부 앞으로 각기 가입된 건강보험 2건 외에는 눈 여겨 볼 만한 사항은 없었다.
경찰은 A씨의 아내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고려, A씨를 두 아들을 살해한 살인과 아내의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해 11일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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