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관왕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9 15:09

수정 2025.06.09 15:09

박천휴(왼쪽)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i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받은 후 기자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박천휴(왼쪽)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i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받은 후 기자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헬렌 J.셴(왼쪽)과 대런 크리스가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헬렌 J.셴(왼쪽)과 대런 크리스가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헬렌 J. 셴과 대런 크리스가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헬렌 J. 셴과 대런 크리스가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학로 소극장에서 출발한 한국 창작 뮤지컬이 미국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9일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올랐다. 작가 박천휴는 극본상·음악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날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극본상·음악상(작사·작곡상)·무대디자인상·연출상·남우주연상·작품상을 수상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뉴욕대에서 인연을 맺은 박천휴 작가가 쓰고 윌 애런슨이 작곡했다. 지난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윌-휴’ 콤비의 두 번째 작품이다. 2016년 300석 소극장에서 개막했고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 뮤지컬상’을 비롯해 6관왕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프로덕션은 지난 2016년 뉴욕에서 리딩 공연을 본 현지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드가 직접 제작했다. 지난해 11월 1000석 규모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박 작가는 이날 무대에 올라 "아직 싱글"이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낸 뒤 "정말 놀랍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브로드웨이가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들여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용광로와도 같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애런슨은 "공연을 계속 이어올 수 있게 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위대한 개츠비'와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물랑루즈' 등이 토니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초연한 작품이 토니상을 받은 것은 최초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이렇게 빨리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의 벽을 넘을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아시아시장에선 한국 중소뮤지컬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대극장 중심 브로드웨이에서 이러한 성과를 거둬 놀랍다"며 성공의 비결로 "작품성뿐 아니라 현지 프로듀서가 자체 개발한 게 주효했다"고 봤다.
이어 “극장이 커지면서 무대 등 변화를 줬지만 제주도와 반딧불 등 한국 지명을 그대로 쓰고, 작품의 핵심인 드라마와 음악이 한국 공연과 동일한 상태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한국 뮤지컬계에 고무적"이라며 "우리 작품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어쩌면 해피엔딩'이 '기생충'(아카데미상)과 '오징어 게임'(에미상)에 이어 미국 대중문화 4대 시상식 중 하나인 토니상을 들어올리면서 그래미상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게 됐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이 시상식에 후보 지명된 바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