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부인·형제 부패 혐의 경찰 수사중
국민당 "총리 숨지말고 선거 실시해야"
산체스 "극우 추악한 음모"…사임 일축
![[마드리드=AP/뉴시스] 스페인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가족 관련 부패 의혹을 제기하며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야당 주도 시위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23년 9월24일 마드리드에서 우파 야당 국민당(PP) 지지자들이 카탈루냐 분리주의자 사면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2023.09.25.](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9/202506091629088660_l.jpg)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스페인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가족 관련 부패 의혹을 제기하며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AP통신, 가디언,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시민 수만명이 8일(현지 시간) 마드리드 중심부에 모여 산체스 총리 사퇴와 총선 실시를 주장했다.
집회는 중도 우파 야당인 국민당(PP)이 '마피아냐 민주주의냐' 슬로건을 앞세워 직접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만명, 정부 추산 5만명이 참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 내각은 집권당인 사회노동당의 전직 당원이 산체스 총리 부인과 형제, 최측근 등의 부패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을 상대로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총리 부인 베고냐 고메스 여사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석사학위 과정 후원자를 확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형제 다비드 산체스 역시 총리 가족이라는 점을 이용해 공직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노동당 당원이었던 레이레 디아스는 경찰 수사당국에 당 고위 관계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산체스 총리 측근에 대한 선처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디아스는 산체스 총리나 당을 위한 공작이 아닌 자신의 부패 관련 저술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취지로 항변하며 탈당한 상태다.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산체스 총리를 겨냥해 "숨거나 거짓말하거나 도망치지 말라"며 "민주주의에 굴복하고 선거를 실시하라"고 말했다.
최종 책임자인 산체스 총리가 직접 사임하고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산체스 정부는 야권의 일방적 정치 공세일 뿐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산체스 총리는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야권의) 근거 없는 고발이며, 극우세력이 꾸민 추악한 음모"라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노동당을 이끄는 산체스 총리는 2018년 국민당 정권이 부패 문제로 실각한 뒤 7년째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2027년 실시 예정인 총선이 앞당겨져 조기 선거가 이뤄진다고 해도 국민당이 집권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DW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당이 사회노동당을 근소하게 앞서지만, 정치 지도자 지지율로는 산체스 총리가 1위를 수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당은 2022년 4월 페이주 대표가 취임한 이후 이날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산체스 내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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