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복잡한 프리미엄급 대신
의료용·중대형 틈새시장 노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막대한 투자를 진행, OLED 시장에서 오랜 기간 기술우위를 점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용·중대형 틈새시장 노려
9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와 비전옥스는 기존 OLED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정밀금속 마스크(Fine Metal Mask·FMM)-Free 기술 등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FMM 기반의 증착형 OLED 외에 'ViP(비전옥스 지능형 픽셀화 기술)' 및 잉크젯 프린팅 OLED 등 대체기술에 집중 투자하면서다.
FMM은 OLED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구현에 핵심적인 기술로, 색상별 OLED 유기물질(발광재료)을 정확히 원하는 픽셀 위치에 증착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해 말 CSOT는 자체 개발한 잉크젯 OLED 디스플레이를 의료 모니터용으로 양산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인 '디스플레이 위크 2025(SID 2025)'에서 6.5∼65인치에 이르는 전체 잉크젯 OLED 제품군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CSOT가 하고 있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양산까지 성공한 기술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해당 방식은 고해상도 구현에 불리하고 생산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단점은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개발은 최근 세트 시장에서 OLED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맞물리며 더 위협이 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OLED 모니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0.6% 성장하고, 시장 침투율은 2%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028년에는 침투율이 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는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당 기술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기업들과) 노선을 다르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기업들 또한 신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고, 모든 기술이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신기술 개발 및 적용만으로는 시장 판도를 단번에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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