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집앞 공터에서 놀다 실종
‘그알’서 남한산성 유골 다루며 주목
가족들은 해외입양 가능성에 희망
‘그알’서 남한산성 유골 다루며 주목
가족들은 해외입양 가능성에 희망
!["딸 정선이 다시 만날 것"… 21년째 포기 안한 엄마 [잃어버린 가족찾기]](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9/202506091900064209_s.jpg)
표순정씨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첫째 딸 우정선씨(현재 나이 25세·실종 무렵 사진)가 실종됐다고 자책했다. 우씨는 2004년 9월 19일 일요일 오후 1시쯤 경기 광주시 역동 큰어머니 집 앞 공터에서 놀다가 사라졌다. 지인들과 서울에서 모임이 있었던 표씨가 집을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남편이 큰집에 함께 있었지만 표씨는 21년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표씨는 아이를 잃어버리기 한달여 전 남편과 이혼했다.
우씨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공터 옆에 있는 슈퍼 주인이었다. 노숙자로 보이는 낯선 사람이 가게 앞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람이 과자를 사주면서 아이와 대화했다는 게 그의 증언이었다.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슈퍼 주인의 말을 근거로 몽타주를 만들었다. 가족들은 몽타주를 들고 광주시 일대를 뒤졌다. 실종 일주일여 만에 5㎞ 떨어진 또 다른 슈퍼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사람을 봤다는 목격담을 들었다. 표씨는 그가 먹던 막걸리잔을 찾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흘간 잠복 끝에 A씨를 검거했다. 그는 강원도에서 물건을 훔치고 도망친 전과 7범이었다. 하지만 A씨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우씨를 납치한 정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후 우씨 실종은 방송에 전파를 탔지만 아이를 찾지는 못했다. 표씨는 우씨를 찾기 위해 주말마다 아이 사진을 들고 경기도 일대를 뒤졌다. 그는 아이를 잃은 광주가 싫어 남양주로 전근을 가기도 했다.
우씨 실종이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된 건 2023년 4월경이다. 광주시 외곽 남한산성에서 우씨 나이로 추정되는 아이의 유골이 발견됐다. 표씨는 유골의 주인이 우씨일 가능성이 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유골 발견에 주목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30년 넘게 공무원으로 살던 표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그는 아이 찾기에 어느 때보다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여러번 방송에 사연이 나가고도 우씨를 찾지 못했기에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릴 계획이다.
표씨는 "이혼과 아이 실종 등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지만 이제는 털어냈다"며 "남한테 지기 싫어하고 혼자 한글을 떼는 똑똑한 아이였다. 어디서도 예쁨을 받던 정선이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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