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식품기업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 압박 속에 식품기업들은 어느 정도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탄핵정국에 따른 국정공백 속에 식품기업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식품기업들은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낙인 찍힌 것을 놓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고환율과 이상기후에 따른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수지타산'을 감안하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여론의 따가운 시선은 가격 인상과 맞물려 가격 인상 시점으로 향하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따른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국가적인 위기였다. 국가 관리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웠고, 국론은 분열했다. 하필 물가의 최전선에 있는 식품기업들의 행보는 서민경제를 한층 더 팍팍하게 했다.
분명한 것은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점이다. 국정 혼란을 틈탄 물가 인상이라는 점은 각 기업 사정과는 별개로 여러 정황이 이야기하고 있다.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아라,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결국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5개 식품업체의 가격 인상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의 인력 충원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조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라도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대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생활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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