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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미루는 기업들…시설자금 대출 여전히 반토막

뉴스1

입력 2025.06.10 12:02

수정 2025.06.10 12:02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1분기 기업 대출이 약 17조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등 시설자금을 위한 대출보다 부족한 기타 경영 자금을 메우는 운전자금 대출이 주로 늘어났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전 분기 말 대비 17조 3000억 원 증가한 1958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3.3조 원)보다 증가 규모가 14조 원가량 확대됐다.

기업들은 특히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자금(6.7조 → 7.8조 원) 대출 증가 규모는 운전자금(-3.4조 → 9.5조 원) 대출 증가세를 밑돌았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일시 상환했던 대출이 다시 취급되고 설 명절 자금 수요도 영향을 주면서 운전자금 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시설자금 대출은 여전히 10조 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매분기 10조 원대로 뛰었던 시설자금 대출이지만, 작년 4분기 탄핵 정국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바 있다.

김 팀장은 "기업들의 시설 투자에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다"며 "서비스업이 비수기에 부족한 자금을 운전자금 대출로 충당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6조 → 8조 원) 대출이 반등하면서 1분기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말에는 제조업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화학·의료용 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대출 증가세를 회복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 내 운전자금(-2.1조 → 5.8조 원) 대출이 증가 전환했다.

제조업 시설자금(0.5조 → 2.2조 원) 대출은 분기별 4조 원대에 이른 작년 상반기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업(3.9조 → 7.8조 원) 대출의 경우 연말 주춤했던 증가세가 2배로 커졌다.
부동산업 대출이 2조 5000억 원 축소됐지만, 도소매업에서 3조 9000억 원 확대되면서 전체 서비스업 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김 팀장은 "부동산업 대출은 지방의 상업용 부동산 부진,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 채권 매수 상각 등의 영향으로 감소 전환했다"고 부연했다.


건설업 대출은 건설 기성액 감소로 3000억 원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