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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나선 외국인…코스피 3,000 돌파 견인차 되나

연합뉴스

입력 2025.06.10 12:07

수정 2025.06.10 12:07

외인 이달에만 코스피·코스닥 4조원 순매수…"매수 여력 더 있다" 반도체·유통·헬스케어 등 외국인 '수급 빈집' 업종 주목
'바이 코리아' 나선 외국인…코스피 3,000 돌파 견인차 되나
외인 이달에만 코스피·코스닥 4조원 순매수…"매수 여력 더 있다"
반도체·유통·헬스케어 등 외국인 '수급 빈집' 업종 주목

코스피 외국인 '바이코리아' (PG) (출처=연합뉴스)
코스피 외국인 '바이코리아' (PG)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이민영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로 이어지며 코스피 3,000 돌파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유통 등 외국인 수급이 빈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매수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4거래일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고,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은 3조1천324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인 지난 4일 1조50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급등세를 이끌었고 5일(9천800억원)과 전날(9천766억원)에도 1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오전 11시 34분 기준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3천471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줄긴 했으나, 이런 분위기라면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4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해 양 시장을 합치면 순매수액이 4조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7년 6월부터 2008년 4월(11개월 연속) 이후 가장 길게 이어진 순매도세였다.

분위기는 지난달 외국인이 1조1천406억원어치의 코스피 현물을 순매수, 10개월 만에 월간 기준 매수 우위로 전환되며 차츰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1,480원대를 넘나들었던 원/달러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1,350원대까지 내려온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원화 가치 상승, 달러 가치 하락)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지난 4일 새 정부 출범으로 증시 부양 기대가 커지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내수 부양 전망에 힘이 실리자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되자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리며 코스피 목표치를 2,900에서 3,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단기간에 3조원이 넘는 매수세가 몰린 만큼 조정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감지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외국인의 매수 우위라는 추세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내 외국인 지분율은 31.3%"라며 "2009년 말 이후 평균 지분율이 33.1%라는 점에서 추가 순매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동력이 붙었을 때도 외국인 지분율은 (정책 기대감에) 2023년 말 31.79%에서 지난해 3월 말 33.5%로 확대된 바 있다"며 "과거 평균치로 보든, 지난해 1분기 밸류업 사례를 참고하든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외국인의 추가 매수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원 낮아지면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0.0079%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환율이 1,330원까지 낮아진다고 하면 외국인 지분율은 0.565%포인트 추가로 확대될 여력도 있다"고 밝혔다.

MSCI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출처=연합뉴스)
MSCI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출처=연합뉴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 가능성도 외국인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MSCI는 이달 중 한국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를 발표한다.

관찰대상국에 오를 경우 한국은 내년 6월 지수 편입을 오를 수 있는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로 참고하는 대표 지수인 만큼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공매도 재개, 지수사업자와의 정보 계약 허용, 대체거래소 출범, 외환시장 연장 운영 등 MSCI로부터 지적받아온 7개 사안 중 상당 부분을 개선해왔다"며 "선진국 지수 편입은 자본시장 안정성 제고와 변동성 완화,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와 같은 구조적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 급등과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부담감에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미국과 중국 간 2차 무역협상 등 대외 이벤트를 주중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이는 외국인의 한국 증시 순매수에 템포 조절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여전히 외국인 수급 빈집 상태인 반도체, 유통주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고점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낮아진 업종과, 영업이익 개선 기대가 뒷받침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반도체, 유통, 헬스케어 업종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빈 곳들에 키 맞추기식 수급 유입이 가능하다"며 "최근 수급이 가장 비어 있는 섹터들은 반도체, 유통, 화학, 운송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오름폭이 컸던 조선·방산주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신승진 삼성증권연구원은 "지금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확산될 때는 반도체 등 시총 상위 대형주에 접근해야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며 "조선·방산·원전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신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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