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이 1년 새 11%에서 7%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대만 TSMC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멀찍이 벌렸고, 중국 SMIC 성숙 공정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7%로 2024년 1분기(11.0%)보다 3.3%p 하락했다.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 기업의 총매출은 2024년 1분기 291억7200만 달러에서 2025년 1분기 364억300만 달러로 24.8%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삼성 파운드리의 매출은 33억5700만 달러에서 28억9300만 달러로 13.8% 감소했다.
반면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자사의 칩 제조를 TSMC 첨단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5억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고, 이 기간 점유율도 61.7%에서 67.6%로 5.9%p 증가했다. TSMC가 전체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3위인 중국 SMI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2억4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고, 점유율도 5.7%에서 6.0%로 올랐다. 이 기간 2위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5.3%p에서 1.7%p로 좁혀졌다.
4위 UMC와 5위 글로벌 파운드리는 1년간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점유율은 각각 5.7%에서 4.7%, 5.1%에서 4.2%로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첨단 공정에서는 TSMC, 성숙 공정에서는 SMIC가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적정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수주에 난항을 겪으면서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성숙 공정에서는 SMIC의 공세에 밀린 모양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중국 정부가 SMIC의 공장 증설, 연구개발(R&D) 등을 직접 지원했고, 샤오미와 화웨이 등 자국 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더욱이 SMIC는 미국발 관세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MIC의 자본지출(CAPEX)은 2021년 45억 달러에서 2023년 73억 달러로 급증했고, 이후 그 안팎으로 자본지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는 삼성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기존 라인 전환 활용에 우선순위를 둔 투자 운영으로 전 분기보다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투자도 핵심 사업인 메모리 등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로서는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에서 적정 수율을 달성하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점유율 확대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