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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비싸다… 서울 국민평형 무게중심 59㎡로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0 18:58

수정 2025.06.10 20:50

올들어 소형 거래 증가세 가팔라
가격·관리비·환금성 측면 경쟁력
84㎡ 비싸다… 서울 국민평형 무게중심 59㎡로

#.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거주하는 A씨(48·남·미혼)는 최근 최근 신규 분양된 아파트 전용 59㎡ 타입에 청약했지만 아쉽게 낙첨됐다. 부모님과 함께 살다 처음으로 분가를 준비 중인 그는 "유지비나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해 59㎡에 청약했다"며 "나중에 팔기도 쉬울 것 같고, 당분간은 이 정도가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 실수요자가 전통적 '국평'으로 불리던 84㎡ 대신 소형 평형인 59㎡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아파트 면적에 대한 단순한 취향을 넘어 고분양가와 고금리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집'을 찾으려는 생존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1~4월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거래량은 전용 59㎡(41~60㎡)가 3544건, 전용 84㎡(61~85㎡)가 3586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거래량 격차는 크지 않지만 소형 평형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작년 같은 기간(2024년 1~4월)에는 전용 59㎡가 월평균 1835건, 84㎡는 2159건 거래됐다. 전통적으로 중형 면적이 중심이었던 시장에서 소형 평형의 거래 활력이 오히려 더 강해진 셈이다.

청약시장에서도 59㎡의 인기는 두드러진다.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전국 전용 59㎡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3.34대 1로, 같은 기간 전용 84㎡(12.97대 1)보다 약 1.8배 높았다. 전용 59㎡의 경쟁률은 지난해 3·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전용 84㎡를 앞지르며 지속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분양된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일반공급 218가구 모집에 2408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 11.0대 1을 기록했다. 이중 전용 59㎡ C타입은 14.36대 1로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서울 내 59㎡ 신축 공급 자체가 드문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선택이 특정 면적대로 집중된 결과다. 수도권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보인다.
같은달 경기 화성시에서 분양된 '동탄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 민영주택의 경우에도 전용 59㎡ 타입이 평균 7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특히 높은 인기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 재편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84㎡가 중산층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59㎡가 실수요자에게 더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가격, 관리비, 환금성 측면에서 소형 평형 선호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