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미국프로풋볼리그(NFL) 헤리티지를 담은 스포츠 캐주얼 패션 브랜드 NFL이 5년 만에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한다.
11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298540)는 미국프로풋볼리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20년 2월부터 NFL을 전개해 왔으나 3월 31일을 끝으로 계약을 종료했다.
현재 NFL 관련 재고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더네이쳐홀딩스 온라인몰에도 NFL 제품은 모두 빠졌다. NFL은 이달 말까지만 잔여 재고를 판매할 예정이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잔여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유통망을 통해 순차적으로 정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해 유통 및 고객 응대에 혼선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FL의 영업 종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코로나19다. 더네이쳐홀딩스에 따르면 NFL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시점에 론칭됐다. 코로나19라는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전략적 포트폴리오 재정비 과정에서 양사 간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 내 라이선스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그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필두로 NFL, 마크곤잘레스, 브롬튼 등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패션 브랜드를 전개해 오고 있다.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기업 F&F도 라이선스 패션 사업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창수 F&F 회장은 이들 브랜드를 통해 국내에 라이선스 브랜드라는 개념을 심은 '창시자' 격으로 꼽힌다.
'얼굴 없는 회장'으로 유명한 대명화학의 자회사 코웰패션과 하이라이트브랜즈도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를 대거 전개 중이다. 말본골프, 코닥 어패럴, BBC earth, CNN, FIFA, NASA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예일(YALE), UCLA와 같은 대학 로고를 딴 라이선스 브랜드는 물론 NBA 등 스포츠 리그도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라이선스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자 오히려 패션 업계 내 이들 브랜드의 영향력은 줄어든 모습이다. 종전 라이선스 브랜드가 주던 이색감과 희소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5169억 원, 3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7%, 55% 감소했다.
더네이쳐홀딩스 측은 "앞으로도 당사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시장 반응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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