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HK이노엔(195940)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미국 시장 진출 우려가 해소됐다. 경쟁사 팬텀 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 독점권이 연장되면서 제네릭(복제약) 범람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신약 출시에 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HK이노엔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보퀘즈나 독점권 연장으로 제네릭 범람 등 불확실성 사라져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패썸 보퀘즈나 정제 독점권 연장 관련 청원을 승인했다.
보퀘즈나는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제제로 케이캡의 경쟁약물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시판 중인 P-CAB 제제는 보퀘즈나뿐이었다. 보퀘즈나의 독점권은 2027년까지였는데, 케이캡의 미국 시장 진출 시기와 맞물렸다.
만약 이대로 보퀘즈나의 독점권이 만료되면 미국 내 수많은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져 나와 오리지널 의약품인 케이캡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컸다. 패썸 역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패썸은 지난해 12월 FDA에 시민청원(Citizen Petition)을 제출하며 신약 독점권 5년 연장을 요청했는데, 이 청원이 받아들여져 2032년까지 시장 독점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케이캡의 미국 3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FDA에 신약허가신청(NDA) 제출을 앞두고 있던 HK이노엔으로서는 수백개의 제네릭 대신 보퀘즈나와 정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경쟁 제품 독점권 연장 소식은 P-CAB 계열 제품의 미국 시장 안착과 확대에 대한 모든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케이캡 미국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라고 반색했다.
"케이캡, 독보적 위치 오를 것…영업에도 힘 실릴 것"
이르면 2027년 케이캡 미국 출시를 앞둔 HK이노엔은 시장 안착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보퀘즈나와 성분이 다른 케이캡은 약효나 부작용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대한소화기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케이캡은 보퀘즈나에 비해 약효 발현 시간이 빠르고, 혈중 가스트린(위산 분비를 유도하는 호르몬) 농도를 덜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미국 파트너사인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소화기질환 시장에서 30년 넘는 업력과 전문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업체라 빠른 시장 침투를 기대할 수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미 진출한 해외 시장의 영업·마케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보퀘즈나 독점권 외에 특허권 방어에도 나선 상황이다. 보퀘즈나의 물질 특허는 2028년 만료 예정인데 패썸은 2030년으로 연장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독점권처럼 특허권도 연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K이노엔 측도 다소 걱정을 덜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보퀘즈나 제네릭 조기 출시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증권업계의 기대감도 커졌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이) 아시아 임상에서 보여준 보퀘즈나 대비 우위가 재현되면 미국 시장 침투 속도를 올릴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서구권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럽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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