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줄다리기에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때를 틈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하며 '저점매수'를 노리는 모습이다.
서학개미 일주일간 순매수 1위는 테슬라 2배 레버리지ETF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9일(결제일 기준) 일주일간 서학개미 순매수 결제 1위는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 셰어즈'(1억 8417만 달러, 2494억 원)였다.
지난 한 달간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오른 테슬라 관련 종목이 테슬라 옵션 배당 ETF(26위), 테슬라 2배 인버스 ETF(50위)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테슬라 종목 자체는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에서 내려왔다.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주가 급락에 지난 6일 기준 198억 달러(26조 9181억 원)로, 지난 2일 231억 달러(31조 4044억 원)에서 나흘 만에 4조원 넘게 증발한 상태다.
트럼프·테슬라 설전에 주가 요동…시총 1조 달러 밑으로
테슬라는 일론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내려놓고 경영에 복귀를 공식화한 이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세액공제 등의 내용이 담긴 대규모 감세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각종 이슈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머스크는 감세안에 대해 "역겹다"고 비난했으며, 트럼프는 머스크의 케타민 복용을 두고 '마약쟁이'라고 언급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주가는 지난 5일 14.26% 내리며 284.70달러를 찍었다. 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만에 또다시 200달러 선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지난 6일과 9일 연속 8.4% 상승해 300달러 선은 회복했으나 여전히 고점(488.54 달러)에 비해 36.8% 내린 상황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도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에게 "좋은 관계를 맺었었고 정말로 잘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하면서 잠시 휴전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월가에서는 '머스크 리스크'를 위험 요소로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올해 연간 전기차 판매치를 2023년보다 낮은 160만 대 이하로 하향조정했다.
블룸버그도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관련 규제 불확실성, 중국 경쟁업체들의 시장 공세 등 수익성 및 시장 점유율 확보에 구조적인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머스크의 불안정한 경영 및 정치적 행보로 테슬라의 운명이 트럼프의 정책 변화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로보택시·자율주행 등 신산업에는 기대감 여전
다만 테슬라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와 별개로 로보택시 등 신산업을 두고는 업계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12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미국 내 환경 정책의 후퇴는 테슬라와 리비안 같은 전기차 업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세제 개편안으로 인해 미국 내 전기차(EV) 세금 공제(7500달러)도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래 사업과 CEO 리스크 해소 이슈는 긍정적"이라며 "저가형 전기차의 생산개시 시점을 올해 1분기로 유지하고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고 했다. 사이버캡도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으로 테슬라에 대한 최선호주(탑픽)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하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로 강력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기반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라며 "하반기 무감독 완전자율주행(Unsupervised FSD), 로보택시, 보급형 Model Q 등 출시 예정으로 성장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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