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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SK그룹, 1박2일 경영전략회의…고강도 쇄신 찾는다

뉴스1

입력 2025.06.11 07:05

수정 2025.06.11 15:33

최태원 SK그룹 회장ⓒ News1 허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은 모습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은 모습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SK(034730)그룹이 '2025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1년 넘게 진행한 리밸런싱(사업구조재편)을 점검한다. 그룹의 핵심 과제인 AI(인공지능)와 반도체 사업 확대 방안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AI·반도체 사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새 정부 정책과 발을 맞출 수 있는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심 자산 정리 '리밸런싱' 성과와 방향성 점검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14일에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이는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 3대 회의로 불린다.

이날 최태원 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포함한 계열사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는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회의의 핵심 주제 역시 리밸런싱이 꼽힌다. 경영진은 그동안 진행한 사업 재편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새로운 밑그림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엔 리밸런싱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속도감 있게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는 SK㈜는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을 기존 재무최고책임자(CFO) 산하에서 CEO 직속으로 재편했다.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를 높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리밸런싱은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219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올해 198개로 줄였다. 하반기에도 사업 재편 작업은 지속된다. 현재 SK실트론의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자회사 리뉴원과 리뉴어스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번 회의에선 통신업계 1위란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 SK텔레콤 보안 사고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후속 조치로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그룹 내부 정보 보호 체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신뢰 회복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기준 사용자 680만 명의 유심을 교체하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추가로 내부 보안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그룹 전략 회의

SK그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그룹 회의인 만큼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한 방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핵심으로 꼽은 미래 산업은 AI와 반도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당 후보로 확정 이후 첫 공개 행보로 SK하이닉스(000660)를 찾았다. 당시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 없이 세계를 계속 주도해 나가도록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의견을 듣고 싶다"며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반도체는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확인한 만큼 과거보다 속도감 있는 투자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 역시 AI를 SK그룹 차원이 아닌 한국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에 참석해 "가장 힘든 문제는 우리가 AI를 지금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AI가 없으면 우리가 자랑하는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고, 우리나라 경제모델 자체가 부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형 투자를 발표하는 등 정부의 국정 기조와 발을 맞추고 있다"며 "SK그룹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 투자 필요성을 점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