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1년 6개월 동안 권한대행체제를 유지해 온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총장 선임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추천된 3명의 후보 가운데 정부의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상황이라 조만간 열릴 에너지공대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에너지공대 등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아 온 윤의준 에너지공대 초대총장이 2023년 12월 28일 자진사임하면서 대학 정관에 따라 박진호 연구부총장이 1년 6개월째 총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에너지공대 2대 총장 공모에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한 달여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추천할 3명의 후보를 압축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탄핵정국과 대통령선거 등으로 인해 이사회 안건으로 오르지 못했다.
이사회는 3명 가운데 최종 1명을 선임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과 교육부장관의 동의 절차를 거쳐 총장에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에너지공대 이사회는 지난해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가운데 논의를 거쳐 1명을 추천할지, 아니면 3명의 후보들 모두 '적임자 없음' 결정을 내린 뒤 재공모에 들어갈지 결정해야 한다.
이사회에 추천된 3명의 후보는 에너지공대 총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진호 연구부총장과 포스텍 총장을 지낸 김모 씨, 그리고 전 국립대 총장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지낸 정모 씨다.
당시 에너지공대 안팎에서는 국민의당 출신의 정씨가 3명의 최종 후보군에 오르면서 "결국은 차기 총장으로 정권의 '낙하산 총장'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냉소적인 자조가 일기도 했었다.
정씨는 서울대 출신으로 2012년부터 충남의 한 국립대 총장을 4년간 지냈고 2019년 정년퇴임 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당시 윤 후보를 따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12·3 계엄정국에 이은 윤 대통령 탄핵, 대통령 선거 등이 이어지면서 에너지공대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9일, 올해 1월 22일, 3월 27일 등 세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총장 선임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조만간 이사회가 다시 열릴 것으로 예정돼 있어 이사회가 총장 선임 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에너지공대 이사회 이사장은 김동철 한전 사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다. 당연직 이사는 에너지공대, 전남도, 산업부, 교육부, 발전자회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공대가 자리한 혁신도시 한 관계자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출범 4년차를 맞은 대학의 견고한 토대를 쌓고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춘 인재를 총장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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