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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차 LA 시위대 표적됐다 왜?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1 10:15

수정 2025.06.11 10:15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정차시켜 방화하기 쉽고 시위대 분노 표출 효과
빅테크와 협력하고 있는 트럼프로 인식하는 심리도 작용
LA 시위 격화되면 웨이모 로보택시 방화 더 늘어날 수도
구글의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정차되어 있다. AFP연합뉴스
구글의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정차되어 있다. 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의 무인(로보)택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위대의 타겟이 됐다.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LA 시위대가 웨이모의 로보택시에 올라타 장착된 라이더를 부수고 불을 지르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은 대중에게 LA 시위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부터 현재까지 LA에서 최소 5대의 웨이모 로보택시가 불에 탔다. 로보택시를 운영중인 웨이모나 웨이모의 모기업 구글은 LA 시위대가 분노하고 있는 반이민 정책과 전혀 관계가 없다. 웨이모 로보택시가 LA에서 지속적으로 시위대의 공격을 받으면서 웨이모측은 LA에서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시위 지역을 우회운행하도록 조치했다.



전문가들은 LA 시위대가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공격하는 까닭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웨이모 로보택시가 트럼프 대통령과 실리콘밸리 빅테크 들의 협업의 상징물로 여겨져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캠퍼스 오마르 와소우 교수는 "시위대가 권력의 상징을 공격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위대가 트럼프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의 자율주행차를 파괴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대중의 주목을 끌 수 있고 시위를 격화시키는데 차량을 불태우는 것이 효과적인 점도 웨이모 로보택시가 공격받는 또 다른 이유다.

웨이모의 로보택시는 운전사가 없고 LA 도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멈추는 프로그램이 입력돼 있어 웨이모 로보택시는 불을 지르기 쉽다.아울러 로보택시에 탑재된 리튬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불길이 세고 오래 타서 아주 강렬한 효과를 낸다.

샌프란시스코대 윌리엄 리그스 교수는 "LA에서 훼손된 웨이모의 로보택시 차량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경찰을 막기 위한 방어벽으로 활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전문가 모빌리티 임원 카메론 지에다는 "상징성과 완전히 무관한 무분별한 파괴가 LA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탠퍼드대의 로브 윌러 교수는 "최근 사례를 보면 폭력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독재 정권에 대한 폭력적 저항은 예외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위가 격화될 수록 더 많은 웨이모 로보택시가 파괴되고 불에 탈 수 있다는 것이다.

LA의 시위대가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LA의 시위대가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