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기업 10곳 중 4곳, 이자도 못 갚는다”...중소기업 수익성 악화일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1 12:00

수정 2025.06.11 13:42

지난해 기업 이자보상비율 40.9%로 역대 최고
영업적자 내몰린 좀비기업도 2013년 이후 최대
도소매·부동산업 등 비제조 중소기업 영업부진탓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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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부동산업 등 비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하회하는 국내 기업들의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적자에 내몰린 좀비기업의 비중도 28%를 넘기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 구간별 기업수 비중 추이
(%)
기준 1 0 0 % 미 만 0% 미만(영업적자) 1 0 0 ~ 3 0 0 % 3 0 0 ~ 5 0 0 %
2013 30.6 20.8 24.6 8.8
2014 32.0 21.8 24.1 8.9
2015 31.7 23.1 22.3 8.8
2016 31.4 23.4 20.6 8.6
2017 32.9 24.1 19.5 8.5
2018 35.8 26.1 20.7 7.8
2019 34.4 24.6 19.5 8.6
2020 36.3 28.1 16.7 7.7
2021 34.1 26.5 15.6 7.7
2022 34.6 25.0 18.4 8.1
2023 39.0 27.0 20.6 7.5
2024 40.9 28.3 20.9 7.1
최고치 40.9 28.3 24.6 8.9
2024년 2024년 2013년 2014년
최저치 30.6 20.8 15.6 7.1
2013년 2013년 2021년 2024년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3만4167곳을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40.9%로 전년(39.0%)보다 1.9%p 상승했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2013년(30.6%)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금융비용)를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지 못하는 처지라는 뜻이다. 정영호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전체 기업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 비중이 큰 비제조업 즉, 도소매·부동산업 등의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으로 영업 적자에 내몰리 기업의 비중도 28.3%로 2023년(27%)에 비해 1.3%p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2013년(20.8%)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이 100~300% 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전년 대비 0.3%p 상승한 20.9%를 기록했다. 전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221.1%에서 지난해 298.9%로 높아졌다.

안정성 지표 가운데 부채비율도 101.9%로 전년 대비 0.1%p 떨어졌다. 제조업과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각각 68.2%에서 70.1%, 89.1%에서 89.7%로 상승한 가운데, 비제조업·중소기업은 1.0%p 하락한 36.5%, 1.1%p 떨어진 41.4%를 기록했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 미만(35.9%→37.9%)의 기업수비중은 확대된 반면, 100~200% 미만(20.5%→20.3%), 200~500% 미만(20.2%→19.6%) 및 500% 이상(13.9%→12.5%)의 기업수 비중은 축소됐다.

반면 성장성 지표인 매출 증가율은 4.2%로 전년(-2.0%)과 비교할 때 증가 전환했다. 총자산증가율도 같은 기간 5.4%에서 6.5%로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2.7%→5.2%)은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한 수출단가 상승한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비제조업(-1.2%→3.0%)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 상승 등에 따라 매출이 증가한 운수·창고업과 원자재 트레이딩 관련 부진 완화 및 전년도 면세업 매출감소 기저효과에 힘입은 도·소매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로 전환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3.8%)보다 상승했다. 세전 순이익률(5.2%)도 같은 기간 0.7%p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3.6%에서 지난해 5.6%로, 세전 순이익률은 4.8%에서 5.7%로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매출 증가율이 0.2%p 하락한 4.6%, 세전 순이익률은 0.4%p 떨어진 3.0%를 기록했다.


정 팀장은 "수익성도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전자 영상 통신 장비 부분이 상당폭 확대되고 요금 인상 및 원가 부담 감소로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이 개선돼 전년에 비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