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원유 생산, 팬데믹 후 첫 감소…트럼프 '에너지 지배' 전략 흔들

뉴시스

입력 2025.06.11 11:32

수정 2025.06.11 11:32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시추 활동 위축
[워싱턴=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월간 보고서에서 현재 하루 1350만 배럴에 달하는 미국 원유 생산량은 내년 말까지 약 133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6.11.
[워싱턴=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월간 보고서에서 현재 하루 1350만 배럴에 달하는 미국 원유 생산량은 내년 말까지 약 133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6.1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 '에너지 지배' 전략도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월간 보고서에서 현재 하루 1350만 배럴에 달하는 미국 원유 생산량은 내년 말까지 약 133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가 하락에 따른 결과로, EIA는 "가동 중인 시추 장비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줄었고, 이에 따라 2026년까지 미국 석유기업들은 시추 및 개발하는 유정의 수를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셰일 혁명에 힘입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떠올랐다.

값싼 에너지로 자국 산업을 뒷받침했고, 글로벌 원자재 시장도 뒤흔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에서 "미국의 시추를 해방하겠다"며 에너지 지배 전략을 내세웠다. 석유·가스 개발에 대한 규제를 풀어 민간 기업이 더 많이 시추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원유 생산 감소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근 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에 미국의 에너지 지배 전략의 핵심이었던 시추 활동은 오히려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원유 기준가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이날 배럴당 64.98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올해 고점 대비 17% 하락한 것으로, 많은 셰일업체들의 손익분기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EIA는 국제 유가가 2026년까지 6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앞으로 미국 원유 생산이 더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올해 중반부터 내년 말까지 미국 원유 생산이 하루 64만 배럴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 이는 일부 OPEC 국가의 전체 생산량을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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