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며 촉발된 로스앤젤레스(LA)의 시위가 통행금지 조치와 함께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다른 도시에서는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병력을 다른 곳에도 보내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LA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진압과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불체자 단속 지원 등 주방위군의 활동이 늘고 있으며 캐런 배스 LA 시장이 시내 중심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들의 귀가로 평온을 찾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스 시장은 LA 시내 23새 업소가 약탈 피해를 입는 등 시위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비상사태선포와 함께 이날 오후 8시부터 11일 오전 6시까지 시내 중심부에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그는 통금 지역을 배회할 경우 구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행금지는 지난 6일 시위가 촉발된 곳을 포함한 시내 2.5㎢에 해당되는 지역에 내려졌다.
짐 맥도넬 LA 경찰국장은 지난 7일부터 위험하고 불법 행위가 증가해왔다며 이번 통금은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NYT는 통행금지가 시작에 들어가기전부터 시위대들이 대부분 귀가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내가 크게 조용해졌으며 일부 해당 지역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전 시위가 격렬했던 시내 리틀도쿄의 거리가 한산해졌으며 시내 연방 빌딩 주변에 있던 인파들도 말을 탄 경찰관들이 이동해오자 대부분 떠났다고 전했다.
LA에서는 이날 시위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약 200명 가까이 구속됐다.
또 지난 6일 이후 미국 5개 도시에서 350명 이상이 이민 단속 항의 시위로 구속됐다.
LA 시위가 수그러들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다른 도시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워싱턴주 시애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텍사스주 댈러스와 오스틴, 일리노이주 시카고, 뉴욕주의 뉴욕 등에서 시위가 이어져 시카고 연방 건물 밖에 주차됐던 테슬라 차량이 파괴됐다.
미 전역에서 시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는 14일 토요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 열병식 행사에 맞춰 시위가 가장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미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LA에 진입한 해병대 700명은 아직 도심 시위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고 있다.
NYT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비해 미 국방부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른 도시에도 주방위군이나 현역 군인을 배치하는 것이 활발히 논의됐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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