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겉보기엔 평범한 공장이지만 내부는 달랐다. 사람의 말소리 대신 조용한 기계음이 울렸다.
라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을 만드는 삼양식품 밀양 2공장.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이곳은 '불닭의 심장'이자 삼양식품의 핵심 생산기지다. 11일 준공 이후 공정 안정화 단계를 거쳐 7월 본격 가동될 계획이다.
김일출 제조혁신본부장이 공장 앞에서 설명을 시작했다.
2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무인 자동화'다. 제면, 유탕, 냉각, 포장, 적재까지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전 공정이 돌아간다. 설계부터 운영까지 모두 시스템에 맡겨진다.
내부 생산라인은 6개. 3개는 용기면, 나머지 3개는 봉지면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불닭 수프는 1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으로 이송된다. 1·2공장을 잇는 브리지는 두 개로, 하나는 작업자 통로 다른 하나는 수프 전용 설비다.
1층에서는 밀가루 반죽이 7단 롤러를 거쳐 면 시트로 이동하면, 3분 30초간 증기로 찐다. 이어 180도 기름에 90초간 튀겨져 수분은 8% 이하로 줄어든다. 고소한 맛과 저장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기름은 자동 필터링과 시간당 600㎏의 신유 공급 시스템으로 일정 품질을 유지한다.
튀겨진 면은 3단 냉각기에서 30도 이하로 식은 뒤 포장라인으로 간다. 액상·분말·야채 수프가 자동 투입되고, 밀봉된다. 이물 검사, 중량 측정, 수프 누락 검사까지 전 과정이 자동이다.
자동화, 에너지 절감, 수출까지…"가장 진보된 시스템"
각각의 라인이 혈관이라면 통제실은 두뇌다. 김동관 중앙통제실 팀장은 제조 실행 시스템(MES), 에너지 관리 시스템(FEMS), 창고 관리 시스템(WCS)을 통해 생산 현황부터 고장, 에너지 사용량까지 모든 데이터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제실에서는 태양광 설비 가동률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장치를 통해 하루 5200㎾⋅h의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데, 김 팀장에 따르면 "연간 12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수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
말 그대로 공장은 자동화 기술의 집약체이자 불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출발점이었다. 자동화, 안전 관리, ESG까지 '진보된 시스템'이라는 말이 자만이 아닌 자부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도 밀양 2공장 준공을 두고 소회와 포부를 전했다. 김 대표는 "밀양 1공장이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고, 이제 밀양 2공장이 그 배턴을 이어받아서 역할을 수행할 시점"이라며 "코카콜라의 아성을 따라잡아 세계인의 유명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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