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 "불닭 新생산기지에 로봇들 분주히" 미래형 삼양식품 밀양2공장의 비밀

뉴시스

입력 2025.06.11 15:36

수정 2025.06.11 15:36

'K-불닭' 수출 전진기지 밀양2공장 가보니 자동화 로봇이 6개 라인서 年 8.3억개 생산 12시간 맞교대…380대 CCTV 거미줄 연결 "지속가능성, 글로벌 스탠다드 모두 갖춰"

[밀양=뉴시스] 변해정 기자 = "식품 공장 같지 않죠?"

준공식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경남 밀양 부북면 삼양식품 2공장을 둘러보던 기자에게 김동찬 대표이사가 다가와 건넨 말이다.

김 대표의 공장 방문은 예고없던 일이다. 처음 공개한 2공장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2공장은 강원 원주·전북 익산과 밀양1공장에 이은 삼양식품의 네 번째 생산 기지다.

불닭볶음면으로 '수출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은 현재 다른 라면 기업들과 달리 해외 수출분 전량을 국내서 생산한다.



이 중 밀양에서 생산된 라면 전량은 부산항을 통해 수출된다.

2공장 역시 삼양식품이 매년 폭발적으로 느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수출 전진기지'로, 총 1838억원을 들여 지은 최첨단 스마트 공장이다.

연면적은 축구장 4.5개와 맞먹는 3만3057㎡(약 1만평)로 1공장(7만303㎡)보다 규모는 작다.

[밀양=뉴시스] 삼양식품 밀양2공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모습. 밀가루 반죽을 얇은 면으로 만들어주는 제면에 앞서 반죽을 믹싱하는 '믹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믹서 공정은 밀양1공장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공정이다. (사진= 삼양식품 제공) photo@newsis.com
[밀양=뉴시스] 삼양식품 밀양2공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모습. 밀가루 반죽을 얇은 면으로 만들어주는 제면에 앞서 반죽을 믹싱하는 '믹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믹서 공정은 밀양1공장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공정이다. (사진= 삼양식품 제공) photo@newsis.com

라면 생산 공정은 동일하다. 다만 밀가루 반죽을 얇은 면으로 만들어주는 제면에 앞서 반죽을 믹싱하는 '믹서'는 2공장에서만 이뤄진다.

이기범 밀양공장 태스크포스(TF) 팀장은 "믹서 작업은 1공장에는 볼 수 없는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완전 무인 자동화'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널찍한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을 많지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을 도입해 1~2공장 간 물류 연계 프로세스도 최적화했다.

공장 내 1층에서는 면을 생산하고, 2층은 스프 투입과 포장 보조 작업을 진행한다.

3층은 1공장에서 만들어진 스프를 자동으로 이송받는 두 개의 브릿지(다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하나는 작업자 동선용, 다른 하나는 스프 전용 라인이다.

스프는 1공장 4~5층에서 생산된 후 AMR을 통해 2공장 3층으로 자동 이송되며, 이때 사람의 개입은 전혀 없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연간 약 8억3000만 개에 이른다. 연간 최대 7억3000만개를 생산하는 1공장과 합하면 밀양공장에서만 15억60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김일출 TF 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설비 설계부터 운영까지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전 공정이 자동화 로봇과 시스템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면을 약 180도의 팜유에서 90초간 튀기는 '유탕' 공정에서도 기름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자동 필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시간당 약 600㎏의 신유(新油) 공급 설계가 적용됐다.

유탕 공정 후에는 3단 냉각기를 통해 면의 온도를 약 30도 이하로 낮춘다. 이후 내포장실로 자동 이송돼 액상·분말·야채 스프가 자동 투입되고 폴리 포장 필름으로 밀봉됐다. 포장 이후에는 이물 검사(X-ray), 중량 측정, 스프 누락 검사 등을 모두 자동으로 거친다.

포장이 끝난 제품은 외포장 공정으로 이동해 5입 멀티포장 또는 박스 포장으로 마무리돼 창고로 옮겨졌다.

2공장 창고는 43m 높이의 자동화 보관 시스템으로, 약 6000셀(cell) 3.5일치 재고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

[밀양=뉴시스] 삼양식품 밀양2공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모습. 외포장실에서 낱개 포장된 제품은 5개입 멀티 포장과 박스 포장의 공정을 거쳐 자동화 창고로 이송된다. 약 6000셀의 창고에는 2.5일치 재고분을 보관한다. (사진= 삼양식품 제공) photo@newsis.com
[밀양=뉴시스] 삼양식품 밀양2공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모습. 외포장실에서 낱개 포장된 제품은 5개입 멀티 포장과 박스 포장의 공정을 거쳐 자동화 창고로 이송된다. 약 6000셀의 창고에는 2.5일치 재고분을 보관한다. (사진= 삼양식품 제공) photo@newsis.com

기자의 눈에 뜬 곳은 "우리의 MBTI는 SAFE 안전형입니다"이라는 문구가 적힌 '중앙통제실'(CCR·Central Control Room)이었다.


이 곳은 밀양 1,2공장의 생산 현황을 총괄 모니터링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로 연중 불이 꺼지지 않는다.

5명의 직원이 12시간 맞교대로 공장 곳곳에 설치된 380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생산 상태, 고장 여부, 창고 재고, 에너지 사용량(전력·가스·스팀·탄소 배출) 등을 실시간 감시한다.


김동관 중앙통제실 팀장은 "2공장은 설비, 인력, 환경 효율 면에서 삼양식품이 보유한 가장 진보된 공장"이라며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모두 갖춘 미래형 공장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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