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를 포함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스포츠 역베팅 투자 사기 사건과 관련해 제주지역 모집책 2명이 법정에 섰다.
11일 제주지법 형사 3단독(재판장 김희진 부장판사)은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여성 A 씨와 30대 여성 B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제주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피해가 발생한 '스포츠 역베팅 투자 사기 사건'의 투자자를 끌어모은 제주지역 모집 센터 2곳의 센터장이다.
A 씨와 B 씨는 스포츠 베팅 플랫폼인 '○○볼' 사이트를 통해 스포츠 역베팅 투자에 참여하면 원금 보장과 함께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18명에게 88회에 걸쳐 8억 5400만 원을, B 씨는 22명에게 93회에 걸쳐 8억 14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유사수신 혐의는 인정했지만 사기 혐의는 부인했다. B 씨는 사기와 유사수신 혐의 모두 부인했다.
이들은 자신들도 실제 베팅으로 이어진 줄 알았고, 다른 사람을 기망하거나 기망을 시도한 적 없다는 취지로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또 B 씨는 다른 사람에게 투자를 권유한 적 없다며 유사수신 혐의도 부인했다.
검찰은 이들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인 2명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오는 7월 증인 신문을 위해 공판을 속행한다.
이 사건은 해외에 서버를 둔 'OO볼' 역베팅 사기로 알려졌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통해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지 못하면 적게는 투자금의 0.4%에서 많게는 1%까지 배당금을 받는 구조다.
일당들은 고가의 외제차량을 경품으로 내세워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주변 사람을 모집해 투자금을 넣어야만 베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전국 단위로 사이트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다.
지금까지 제주경찰에는 500건이 넘는 고소와 진정이 들어왔으며 피해 금액은 1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제주도민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금도 해당 게임 사이트 피해 사례를 접수 중이어서 앞으로 피해자 수와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관리자급 모집책은 상당수의 회원을 모집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법정에선 A 씨와 B 씨도 관리자급 모집책이다.
제주경찰은 또 다른 모집책 2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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