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 찌는 더위 속 청와대 앞 120m 장사진…"대통령, 靑 복귀 찬성"

뉴스1

입력 2025.06.11 16:09

수정 2025.06.11 16:33

11일 청와대를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이 정문 오른편으로 줄을 서며 입장하고 있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11일 청와대를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이 정문 오른편으로 줄을 서며 입장하고 있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11일 관람객들이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내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를 보기 위해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11일 관람객들이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내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를 보기 위해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11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본관 내부의 대통령 집무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11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본관 내부의 대통령 집무실. 2025.06.11/ⓒ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이야 사방에서 사람이 오네."
"줄이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11일 오전 10시 30분쯤 청와대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기 줄은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꺾인 보도로 50m 이상 이어졌다. 오후 12시 이후로는 정문에서 약 120m 떨어진 연풍문까지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부터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에 관람객 중 상당수가 양산을 들거나 챙이 있는 모자, 체온 조절용 토시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휴대용 소형 선풍기로 연신 목에 흐르는 땀을 식히는 이도 있었다.



초여름 더위를 뚫고 입장한 후에도 줄서기는 이어졌다.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이 있는 본관 앞이 가장 붐볐다. 청와대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에만 대략 6000~8000명이 이곳에 들른다.

이전부터 청와대에 오고 싶었다는 이현수 씨(37·남)는 "생각보다 청기와가 더 푸른색이었고 본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계단이 인상 깊었다"며 "청와대는 서울의 심장이다"라고 말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관저를 둘러보고 나온 김소정 씨(54·여)는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다"고 감상을 남겼다. 그는 "예전 대통령들 생각이 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70대 정 모 씨(남)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곧 관람이 마감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시간 정도 둘러 보니 본관 집무실이 외에도 영빈관이 아주 특이해서 좋았다"고 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외국 정상과 외교관을 맞이한 역사 속 장면들이 떠오른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뉴스1이 인터뷰한 시민 10명은 대체로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 방침에 찬성했다.

판교에서 남편과 함께 온 이기순 씨(62·여)는 "관례로 내려온 곳이고 우리나라 대통령 모시기에는 여기가 안성맞춤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원에서 22개월 손녀를 품에 안고 방문한 이구근 씨(65·남)도 "적극 찬성이다. 국민이 와서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터에 이 좋은 시설을 만들어 놓고 왜 (용산으로 이전하고) 그랬는지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복귀에 드는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제기됐다. 친구 두 명과 구미에서 KTX를 타고 온 백 모 씨(50대·여)는 '(청와대 복귀에 대해)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친구에게 "난 잘 모르겠다. 돈도 들고 그래서"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청와대 복귀 예비비로 259억 원을 편성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8월 1일부터 대통령실 복귀를 완료할 때까지 재정비에 들어간다. 이 사이 일반인 관람 역시 중단된다.

1시간에 3000명씩 예약 입장하는 현행 관람 방식은 오는 7월 14일까지 유지된다. 단 모집이 열린 9일까지는 예약이 모두 찬 상황이다.

청와대 재단 측은 오는 7월 16일~31일 예약 인원과 관람 동선 등을 조정해 운영할 방침이나 구체적인 인원 및 제한 동선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복귀가 완료된 후 다시 관람을 재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확한 복귀 시점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헌정의 상징적 장소를 속속들이 구경할 기회는 다음 달 중순이 마지막인 셈이다.


청와대 관람 막차를 탄 유 모 씨(26·여)는 "지금 못 보면 나중에 관람을 못 하게 됐을 때 후회할 것 같아서 왔다"며 "생각보다 웅장하고 건축물이 멋져서 닫히기 전에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감상평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