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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고군분투 김용태…제2의 이준석인가, 성장통인가

임상혁 기자,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1 17:16

수정 2025.06.11 17:15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개혁에 나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내홍이 길어지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구체적인 개혁안을 내걸고 완수 전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개혁을 시도하다 밀려나 탈당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개혁을 기치로 내건 행보로 당내 입지를 다져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김용태式 개혁에 중진들 반발..차기 원내대표 몫이라며 의총 취소

김 비대위원장은 11일 ‘의원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5대 개혁안’ 중 하나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재차 호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안들을 완수한 뒤 9월 초에 전당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하며, 이를 위해 오는 30일까지인 임기를 연장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이다.

그러나 중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상 지도부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하는데, 쇄신을 빌미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내지도부가 이날 김 비대위원장 거취와 전대 시기 등 결론을 내려 했던 의총을 취소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대를 비롯한 당의 진로는 오는 16일 선출되는 원내지도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을 막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김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일부 재선 의원들도 의총을 다시 열 것을 촉구했다.

이준석 데자뷔? 정치적 성장?..전망 갈려

극심한 내홍에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과거 이준석 의원처럼 젊은 리더 이미지만 소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2022년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을 향한 비난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듬해 12월 이 의원은 결국 국민의힘을 떠나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징계 핵심 사유였던 성 상납 의혹이 결국 무혐의로 결론 났다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에 의해 밀려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앞서 김 비대위원장 내정 당시 이 의원과 '동병상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배경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성장통’을 겪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혁안을 지지하는 재선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김 비대위원장을 뒷받침하는 당내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무도 몰랐던 인물이 비대위원장으로서 개혁안을 제시해 관심을 모은 만큼, 정치적 성장이라는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김 비대위원장이 결국 자기 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