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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언제 끝나나"...현대제철, 포항 2공장 '무기한 셧다운'

이동혁 기자,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1 17:19

수정 2025.06.11 20:57

7일 포항 2공장 무기한 휴업 통보
"생산운영계획상 휴업 결정했다"
12일 노사협의회 때 안건 다룰 예정
현대제철 포항 공장 전경. 연합뉴스
현대제철 포항 공장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에 대해 무기한 셧다운을 결정했다. 지난해의 경영악화, 대내외적 갈등이 사실상 올해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7일부터 포항 2공장에 대한 휴업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은 최근 통지서를 통해 "생산운영계획상 소속공장에 대한 휴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 통지서를 수령했음에도 퇴근하지 않고 계속 근로를 제공할 경우 정상적인 근로제공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약정된 휴업급여 외에 임금지급의무가 없음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측은 5일 오후 3시 노조에 "6월 7일부터 무기한 휴업을 통보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9일과 10일 노조에서 조합원 간담회를 명분으로 정상 출근을 요청했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여 이틀 동안 정상 출근 했다.

다만 사측은 이후 무기한 휴업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무기한 휴업을 다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노사협의회가 예정돼 있는데, 해당 안건도 다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중국발 저가 철강재 유입과 미국의 관세 강화 여파로 경영 부담이 가중되면서 포항공장 일부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포항 1공장에서 운영 중인 중기사업부의 철수 여부를 검토 중이며, 해당 부문을 대주KC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이 막바지 협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사업부는 굴삭기용 무한궤도를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설비로 약 39년간 운영돼 왔다. 다만 최근 수년간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됐다.

실제로 지난해 중기 판매량은 지난 2021년 대비 약 65% 급감했으며,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사의 공세에 밀려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사업부 매각과 함께 전환 배치를 병행해 고용을 보장하고,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폐쇄를 검토했지만 노조 반발로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2조 2교대 축소 운영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후 올해 들어서는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을 한 달간 중단하는 등 생산 효율화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한편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은 과거 2년 전 대비 15%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1% 급감했다.
올해 1·4분기 영업손실은 190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458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