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유명 출판사에서 육아 심리학서를 낸 저자가 학력은 물론, 추천사까지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판사는 해당 도서 판매를 중단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11일 길벗출판사는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 저자 김모 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출판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저자의 주요 경력은 사실과 달랐고, 책에 실린 추천사도 당사자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책과 홍보물에서 자신을 ‘하버드대학교 심리학·뇌과학 학사, UCLA 임상심리학 박사, 미국 공인 임상심리학자’라고 소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씨의 학위나 논문 기록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책에 실린 추천사 역시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 책 추천사에는 하워드 가드너(하버드대 교육대학원), 데이비드 카루소(예일대 감성지능 연구원), 딘 키스 시몬턴(UC데이비스 심리학과) 등이 등장한다.
길벗출판사는 저자 이력에 대해 “구글이나 링크드인 등에서 김 씨의 학위 정보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서울시교육청과 대검찰청 등에서 강의를 한 이력이 확인돼 해당 기관에서 이력을 검토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전 저자의 상담실에서 미팅을 진행했는데, 하버드대 등 주요 기관 명의의 인증서가 비치돼 있었다”며 “당시 임상 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저자의 평판이 좋았기 때문에 이력이 허위일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추천사에 대해선 “저자가 영문 원고를 지도교수나 학계 인사에게 전달해 추천사를 받겠다고 했고, 이후 추천 문구를 전달해 왔다”며 “수시로 진행 상황을 공유해 신뢰가 쌓인 상태였기 때문에 위조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길벗출판사는 해당 도서의 판매를 중단하고, 서점에 배포된 책을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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