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으로 만든 뇌 모델로 신경 신호 흐름과 퇴행 반응 재현

[포항=뉴시스]안병철 기자 =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연구팀이 실제 사람의 뇌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3D 뇌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장진아 교수, 배미현 박사, 김정주 박사 연구팀은 3D프린팅으로 만든 뇌 모델로 신경 신호 흐름과 퇴행 반응을 재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BENN(Bioengineered Neural Network)'은 마치 3D 프린터로 집을 짓듯, 뇌의 구조를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든 새로운 인공 뇌 모델이다.
특히 실제 뇌처럼 '회백질'과 '백질'이라는 두 구역으로 나누어 구조를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회백질은 신경세포의 본체가 모여있고, 백질은 신경세포의 축삭들이 정렬돼 위치하는 정보 고속도로와 같은 영역이다.
연구팀은 이 구조가 실제 뇌처럼 작동하도록 전기 자극을 가해 신경세포들이 정해진 방향으로 길게 자라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세포들이 하나의 통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실제 뇌의 정보 전달 회로와 유사한 신경망을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칼슘 이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결과, BENN 모델이 실제 뇌처럼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BENN 모델을 활용해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실험해 사회적 음주 수준인 0.03%의 에탄올 농도를 뇌 모델에 3주간 매일 적용했을 때, 회백질 영역에서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 타우 단백질)이 증가했고, 백질 영역에서는 신경섬유가 휘거나 부풀어 오르는 변형이 나타났다.
뇌의 영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알코올 유발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시각화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포스텍 조동우 교수는 "이전 모델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신경 연결 상태나 전기 신호 반응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전임상 단계에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고 치료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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