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그릿 리더십' 화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1 18:28

수정 2025.06.11 21:21

"부품회사 넘어 고부가 매출 확대"
최근 4년 R&D비용 늘려 미래투자
AI·서버·전장 등 사업개편 완수해
23일 전략회의서도 강조할듯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그릿 리더십' 화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그릿 리더십' 화제
'그릿(Grit).'

최근 삼성전기 사내에서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 용어다. '투지', '끈기'를 뜻하는 말로, 대혼돈의 업황 불황기, 체질개선 카드를 꺼내든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사진)이 즐겨쓰는 말이다. 미래 성장산업인 인공지능(AI) 및 서버, 전장 등 신시장 개화기, 속도감있게 사업구조 개편을 완수하기 위해, 조직 내부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연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언급했던, 과거 열정과 투지로 상징되는 '삼성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경영진의 고민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최근 열린 사내 최고경영자(CEO) 타운홀미팅에서 "불황은 누구에게나 온다.

끝까지 버틴 기업만이 다음 사이클을 이끈다. 끈기있게 밟아나가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는 '그릿 정신'과 '빠른 실행력'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해가자"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수시로 임원들에게도 내부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그릿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지난달 서울대 특강에서도 "혁신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전장, 로봇, AI·서버, 에너지 등 4대 미래산업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끈기'와 '빠른 실행력'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전사적으로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리더들의 핵심 역량을 구성원들에게 교육하는 '리더 강의제' 신설 등이 대표적 예다. 오는 23일 열리는 삼성전기 전략회의에서도 주력 및 차세대 성장동력 점검, 대미 관세영향 등에 대한 사업현황 대응과 함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방안이 회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최근 수년간 속도감있게 사업구조를 재편해 왔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 FC-BGA(반도체 패키지기판)등을 중심으로 기존 스마트폰, PC 시장 뿐 아니라 AI·서버, 자동차 부품 업계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선제적 투자 덕에 삼성전기는 AI용 MLCC 시장에서 약 30~40% 점유율로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20년 4605억원(매출액 대비 5.9%)이었던 삼성전기의 연구개발(R&D)비용은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11%씩 증가하면서 지난해 6663억원(6.5%)까지 상승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 투자였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삼성전기는 더 이상 모바일향 부품 회사가 아니다. AI와 자동차, 특히 자율주행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사업개편에 더욱 속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올들어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대규모 MLCC 공급계약을 체결,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시장 상황은 조금씩 긍정적 신호가 쌓이는 모습이다.
AI 서버 부품 수요의 확산과 함께 패키징기판 수요도 동반 증가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장착 확산으로 전장용 MLCC 수요 또한 성장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