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체코 정상과 통화에서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우리나라의 핵심 주변국인 미중일 3국에 이어 이례적으로 체코 정상과 통화가 성사된 것은 신규 원전 수주가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수주에 성공한데다 국내적으로는 원전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이 대통령이지만 '국익우선·실용주의' 노선 기조를 더욱 선명히 한 사례란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20여분 간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통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은 4번째 정상 간 통화이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이 되는 올해 양국이 보다 긴밀한 협력해 나가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양 정상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계약이 최종 체결된 사실을 거론하며 '양국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시키는 시금석'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4일 체코 정부와 각 1000MW(메가와트)급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25조 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에 성공한 것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6년만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재생에너지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당분간 원전을 병행하는 현실적 정책 기조를 보여왔다. 윤석열 정부가 확정지은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도 긍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체코 정상과 통화는 국내 미래 에너지 정책과는 별개로 해외 원전시장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급격히 위축된 원전 산업 생태계가 적지 않은 에너지 정책 부작용을 낳았던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체코 총리와 통화에서 원전 외 첨단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져 실용외교 노선의 첫 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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