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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단체사진만 찍어도 성공"…기대 1도 없는 G7 정상회의

뉴스1

입력 2025.06.11 18:47

수정 2025.06.11 18:47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주말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참석자들이 웃는 얼굴로 '단체 사진'만 제대로 찍어도 성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지도자들의 갈등이 불 보듯 뻔해서다. 이재명 대통령도 회의에 간다.

트럼프 참석 속 단결은커녕 파열 막아야 할 것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 산하 그린버그 지경학센터(GCGS)의 매슈 굿맨 소장은 10일(현지시간) CFR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번 G7 정상회의 기대감은 더욱 낮아졌다"며 "(의장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단결은커녕 파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다른 G7 회원국 정상들 대부분과 껄끄러운 사이였다.

2018년 G7 정상회의에서 답답한 표정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 정상들이 팔짱을 끼고 앉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서 있는 모습은 G7 분열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하고 조기에 회의장을 떠났다.

관세·우크라 단체 행동 글쎄…중국에 그나마 의견 모을까

올해 G7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 이후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로 더 큰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15~17일 진행되는 이번 회의 기간 진행될 정상들 간 비공개 또는 약식 회담에서 관세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굿맨 소장은 예상했다.

지난달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공동성명은 '무역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다'라는 표현으로 관세 관련 언급을 피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관세 전쟁 해소를 위한 단체 행동을 도출할 가능성은 작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핵심 의제다. G7 외무장관들은 3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지와 러시아 추가 제재 검토에 입을 모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시도하고 나선 만큼 G7 정상회의가 의미 있는 조처를 합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G7 정상들의 의견 일치가 그나마 기대되는 주제다. 회원국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트럼프 거부로 'G7-1' 성명 나오나…양자 회담 위주 예상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또 서명을 거부해 'G7 마이너스 원(G7 -1)' 성명이 나올 가능성을 제기한다.

굿맨 의장은 "(의장국인 캐나다의) 카니 총리가 참사를 피하기 위해 공동성명을 촉구하느니 '의장 요약문'을 직접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상들이 다 같이 모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양자 회담이나 상호 교류를 장려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전체 회의는 에너지 안보, 디지털 전환, 미래 파트너십 등 '덜 폭발적인' 주제들에 집중할 전망이다.


굿맨 의장은 "서방 결속에 드러난 균열을 고려할 때 이번 회의는 정상들이 줄 서서 미소 지으며 전통적인 '단체 사진'만 잘 찍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 7개가 구성하고 유럽연합(EU)이 추가로 참여한다.
올해 회의에는 한국, 인도, 호주,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이 초청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