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건설·제조업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가 숙박·음식업 등 내수 전반에 번지고 있다. 건설·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약 1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숙박·음식업 취업자마저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우려를 낳고 있다. 장기화한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향후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미국발 관세전쟁 등의 결과에 따라 고용시장의 회복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4573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 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내수 부문의 고용한파는 이어졌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10만 6000명), 제조업(-6만 7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는 13개월 연속 줄어 역대 최장기간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도 11개월 연속 줄었다.
건설업의 경우 토목 설계 건축 등 종합건설업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고, 제조업의 경우 소비재, 경공업, 전자부품, 의류 부문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이에 더해 내수 부진 여파로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6만 7000명 줄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감소 폭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였던 2021년 11월(-8만 6000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1년 2개월 연속 감소했던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1만 8000명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외의 내수 관련 업종에서도 고용 한파가 이어졌다.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종(-1만 6000명)은 2023년 11월부터 1년 6개월째 감소했다. 부동산업(-5000명)도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내수 관련 업종의 고용한파 역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 수주 동향, 아파트 입주 물량 등 선행지표를 감안하면 3분기에도 건설 취업자 감소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제조업 역시 감소된 부분이 내수 쪽으로 많았다"고 했다.
고용 호황을 보인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3만 3000명),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44만 7000명) 등이었다.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정부 직접일자리,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등 인구구조 변화 영향으로 기조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내수 부문 고용시장 변수는 2차 추경과 미국 관세 문제 등이 될 전망이다. 최소 20조원대로 경기부양에 초점을 둔 2차 추경이 건설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내수 부문에 집중 투입되면 일자리 증가 효과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심리지수, 기업심리지수 등 내수 관련 선행지표의 반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관세 협상 등 미국발 관세전쟁이 향후 내수와 고용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고용시장에서 관세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계속 관세 협상 중인 만큼 향후 결정 과정에서 영향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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