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정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접경지 주민들 '환영'(종합)

뉴스1

입력 2025.06.11 18:52

수정 2025.06.11 18:52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남한군 초소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뉴스1 DB)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남한군 초소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뉴스1 DB)


(강원·인천=뉴스1) 한귀섭 정진욱 이시명 기자 = 정부가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발표하면서 접경 지역 주민들이 환영의 뜻과 함께 북한의 대남 방송 중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인천 강화군 송해면 주민 안효철 씨는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시작된 북한의 대남방송이 중지될 가능성이 열렸다"며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우리는 방송을 멈췄는데, 북한은 지속하는 우려스러운 경우가 생길 때를 대비한 대응책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송해면 주민 안미희 씨도 "대통령이 바뀌면서 접경지 주민들의 소음 피해도 덜어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면서도 "북한이 하루아침에 대남방송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얘기했다.

강화군도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이날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결정에 "진심으로 환영한다. 북한이 계속 방송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우리가 확성기를 멈췄으니, 북측도 중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가 접경지 주민의 목소리를 들어준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도 환영하고 나섰다.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몇 달 전부터 북쪽에서 확성기가 점점 소리가 커져서 거슬릴 때가 많았다"며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시작으로 이제 다시 십자탑 등 관광지도 재개돼 관광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해안 최북단 마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김남명 이장은 "환영은 하지만 솔직히 이제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수십 년간 대통령이 바뀌어도 똑같았다. 누구 하나 접경지역을 생각해 준 사람이 없고 항상 소외돼 있다"며 "이번 대통령은 전 대통령과 다르게 대북 정책을 가져가겠지만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 되든 정책의 연속성을 가지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부터 전방 전선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통일부가 지난 9일 민간 단체에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조치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 조치로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북한도 이에 맞대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