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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묻지마 매수' 양상...전 지역 다 오르며 19주째 상승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2 14:00

수정 2025.06.12 14:00

송파·성동·강동구 등 상승폭 껑충
"이러다 다 묶일라" 시장 불안 증폭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3구뿐 아니라 성동·마포·용산 등 비강남권 주요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물 부족과 정책 불확실성 속에 수요자들이 선제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6월 9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6%로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3월 24일)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아파트값이 상승한 가운데, 강남 11개구는 평균 0.35%, 강북 14개구는 0.16%를 기록했다.

강남3구 중에서는 송파구가 0.7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며 자치구 1위를 차지했다. 강남구(0.51%)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초구(0.45%)는 반포·잠원동 일대가 상승을 이끌었다. 강동구도 0.50%를 기록하며 전주(0.32%) 대비 0.18p 상승폭이 확대됐다.

비강남권에서도 아파트값 상승 흐름이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0.47%로 전주(0.26%) 대비 0.21p, 마포구(0.45%)와 용산구(0.43%)도 각각 0.15p, 0.14p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들 지역은 강남권 진입이 어려운 실수요자들의 대체지로 주목받는 데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반영되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접근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마·용·성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지금 아니면 더 비싸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매수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 흐름이 실수요 확대보다는 공급 부족과 규제 회피 심리에 따른 단기적인 매수 쏠림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일반 매물은 자취를 감추며 ‘호가가 가격을 주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

이러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성동·마포 등 한강변 집값이 과열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규제 재도입 가능성만으로도 수요자 사이에서 ‘선매수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거래 없이 호가만 치솟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정책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가격 상승이 실수요 기반인지, 투기적 수요인지 정부가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올라 전주(0.05%)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전국 평균도 0.03% 상승 전환했다. 지방은 -0.05%에서 -0.03%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계기로 더 주목받는 세종시는 0.18% 상승하며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