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토크노미 코리아 2025'에서 '디지털 방코르: 글로벌 통화질서 재설계'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 대표는 현재의 세계 금융이 달러 중심 일극 체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4월 전 세계가 경악할 만한 미국의 관세 부과 이면에는 통화시스템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일국의 통화인 달러로 전 세계 유동성을 공급하는 구조에서 문제가 누적됐고, 그 문제가 현재 폭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도 기존 달러 기축 체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기축 지위를 기술적으로 확장하는 데 그친다"며 "달러 체제의 모순과 미국이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트리핀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 '디지털 방코르'라는 새로운 통화시스템을 제시했다. 발행과 정산을 분리해 권력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중앙은행이나 국가가 아닌 코드와 합의된 규칙에 따라 작동한다. 구체적으로 발행은 준비자산 기반으로 규율하고 거래 불균형은 프로토콜을 통해 자동 조정하도록 설계됐다. 김 대표는 "준비자산은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5개 통화가 '인사이드머니(신용 기반 화폐)' 자리를 차지하고 금과 비트코인이 '아웃사이드 머니(실물 기반 자산)' 역할을 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가지 형태의 준비자산이 자동으로 리밸런싱되는 구조를 기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디지털 방코르라는 통화 시스템에서 우리나라가 맡을 수 있는 역할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통화질서를 설계하고 미국과 중국의 사이를 조정하는 중재자로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팀장 김경아 부장 최두선 차장 박지연 배한글 김찬미 김현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