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에서 국내 유턴
규제 철폐·세제 특례로 뒷받침해야
규제 철폐·세제 특례로 뒷받침해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LCD 범용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20%가 넘는 인력을 줄여야 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2조원대 영업손실도 쌓여갔다. 지난해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중국 기업에 매각, LCD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지금의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이 직면한 중국발 위기를 앞서 겪은 것이다. 중국의 추격에 맞설 선택은 결국 초격차 고부가가치 제품이었고, OLED였다.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20년 동안 10대 주력 수출제품 중에 새로 이름을 올린 유일한 산업이다. 한국은 OLED로 앞서가고 있으나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자동차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40.9%)와 LG디스플레이(19%)가 세계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데 BOE와 CSOT, 비전옥스 등 중국 기업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거대 내수시장에 힘입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5대 그룹 총수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기업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삼성과 SK,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수십·수백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내외 시장환경 급변, 불황 장기화, 규제 이슈 등 여러 이유로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 잠재성장률 추락과 제조업 공동화, 일자리 고갈 등과 같은 구조적 저성장의 원인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국내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토양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투자를 꺼리게 하는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직접 보조금과 세제 감면 등의 과감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온 힘을 다해 기업 투자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 등으로 빠져나간 우리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와 재투자하고, 외국 기업들도 한국의 인프라를 보고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모처럼 재투자에 나서는 LG디스플레이는 물론 현재 수조원을 국내에 투자 중이거나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인 삼성과 SK,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실용과 성장을 우선하는 이재명 정부가 '대기업 특혜'라는 좁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큰 틀에서 투자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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