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는 물자 나르는 트럭 긴줄
현지 정부, 해외투자 적극적 유치
법인세 없애고 부지 무상제공도
종전특수 노린 한국도 공격행보
국토부 산하 공기업-민간 협력
르비우 산단에 물류창고 건설 추진
현지 정부, 해외투자 적극적 유치
법인세 없애고 부지 무상제공도
종전특수 노린 한국도 공격행보
국토부 산하 공기업-민간 협력
르비우 산단에 물류창고 건설 추진
아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번호판을 달고 있는 '아이오닉5'는 발트해 연안의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에서 트레일러에 실렸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기사 미콜라 즈비르코프스키(60)는 "30시간째 출국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에겐 더 많은 차량과 부품 그리고 생필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가장 먼저 종합상사들이 폴란드를 찾았다.
먼저 우크라이나 국경과 맞닿은 폴란드 서남부 루블린 지역은 이미 물류허브로 자리 잡았다. 폴란드가 나토·EU 회원국이자 미국의 동맹이라는 점도 기업엔 호재다. 기업은 물론 주요 국제기구도 폴란드를 재건기금을 집행할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거점'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도 매력적이다. 재건 참여기업에 법인세 감면은 물론 부지 무상제공과 설비투자 보조금을 약속하고 있다.
또 다른 트럭 기사인 로버츠(61)도 클라이페다에서 르비우로 가는 중고차 8대를 싣고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는 먹는 것은 물론 숙박비 등 모든 게 너무 비싸다"며 "길어지는 전쟁에 모든 것의 가격이 2배, 3배 뛰었다"고 전했다. 유럽우리은행 이정우 폴란드지점장은 "전쟁 직후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 수용한 폴란드에 EU의 구호자금이 쏠리면서 폴란드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정도였다"면서 "전쟁·종전 특수를 노린 한국 기업의 진출도 2022~2023년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무기와 차량은 물론 식품과 의류 등 생필품 같은 소비재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이희정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소장은 "네슬레 같은 글로벌 초거대 기업들은 폭격이 없는 일부 우크라이나 지역에 공장을 지어 소비재를 만들고 있다"면서 "현지 생산을 위한 물류창고 건설 투자와 관련된 정부 측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첫 공사는 물류창고가 될 전망이다. 이 소장은 "르비우 M10번 산업단지에는 이미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참여한 물류창고가 운영되고 있다"면서 "100% 임차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고, 세계은행(WB) 산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의 보증 프로그램이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KIND는 민간 기업과 함께 동일한 현장의 2단계 필지 개발을 통해 물류창고를 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이 올해 3월 발간한 리포트는 재건사업 시장 규모를 9000억달러(약 1200조원)로 전망한다. 1200조원 시장 선점을 위해 재건·전자·방산·중소기업의 진출이 늘어나자 은행들도 후방 지원에 나섰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8일 바르샤바에서 정식 영업에 돌입했다. 이미 현지 당국의 법인 설립 인가를 받은 IBK기업은행은 막바지 사무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오는 9월을 목표로 지점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폴란드 지점은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하나은행 독일법인의 자(子)지점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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