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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고통과 교훈 잊어선 안돼"…6·25 참전용사 이순성 옹

뉴스1

입력 2025.06.25 10:13

수정 2025.06.25 10:13

6.25 참전유공자회 군산시지회장 이순성 옹. 2025.6.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6.25 참전유공자회 군산시지회장 이순성 옹. 2025.6.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6.25 참전유공자회 군산시지회장 이순성 옹. 2025.6.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6.25 참전유공자회 군산시지회장 이순성 옹. 2025.6.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군산=뉴스1) 신준수 기자 = "전쟁의 고통과 교훈은 잊혀선 안 됩니다. 국가가 참전용사를 기억하고 존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 같네요."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전북 군산시 보훈회관에서 만난 이순성 옹(91, 6·25참전유공자회 군산시지회장)이 전쟁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1933년 12월 10일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이 옹은 1951년, 17세의 나이에 전선에 투입됐다.

그는 육군 1사단 소속으로 경기도 연천 노리고지 인근에서 작전과 경계 임무를 맡아 전투에 임했다. 휴전 이후에도 군 복무를 이어간 뒤 1955년 상병으로 전역했다.



이 옹은 치열한 전장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수차례 넘나들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기억은 생생하기만 하다.

그는 "아군의 후퇴 명령을 제때 듣지 못해 전우 1명과 함께 참호에 남아 낙오된 적이 있다"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퇴각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릎에 포탄 파편이 튀어 다쳤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극심한 추위 속에서 임진강을 맨몸으로 건넜다. 강을 다 건너고 나니 손이 얼어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을 정도였다"며 "한번은 중공군과 인민군에게 포위당해 보급로가 끊겨서 3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털어놨다. 이 옹은 나라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이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산은 물론 전북 전체의 명예수당이 전국 최하 수준이다"며 "많은 유공자가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보니, 명예수당을 더 많이 지급하는 인근 충남이나 다른 지역으로 주소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6·25전쟁 참전유공자에게는 국가에서 매달 45만원의 참전명예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각 지자체에서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만, 지역 간 금액 차이가 크다.

전북의 14개 시군 평균은 13만2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전북 인근의 충남은 44만원으로 30만원 이상 높았다.

이어 "수당뿐 아니라 복지 정책도 아쉬운 점이 많다"며 "어떤 지역은 국가유공자가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만, 군산을 포함한 전북 일부 지역은 그런 제도조차 없다. 유공자에게 제공되는 복지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존중과 올바른 역사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성 옹은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넘다 보니 6·25를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우리 같은 참전용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매달 수백 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우리가 겪은 고통과 전쟁의 교훈은 결코 잊혀선 안 된다.
국가가 참전용사를 기억하고 존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