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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번 치대 '쫀쫀한 거품' 화제… 비건 클렌저로 글로벌 돌풍 [K스타일 웨이브]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25 18:18

수정 2025.06.25 18:18

친환경 뷰티 이끄는 임주현 아렌시아 대표
올리브영 입점 넉달만 매대 전면에
편의성 높인 튜브 패키지 매출 견인
'38개국 진출' K뷰티 입지 굳혀
올 대중적 스킨케어 브랜드 도약
작년 매출 두배 넘는 600억 목표
임주현 아렌시아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임주현 아렌시아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떡솝'이라는 이름도 낯선 독특한 제형의 클렌저는 현재 미국·일본·대만·중동 등에서 K뷰티를 대표하는 '비건 클렌징'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떡'과 비슷한 제형을 앞세워 전세계 38개국에 진출했다. 임주현 대표(사진)가 이끄는 친환경 비건 뷰티 브랜드 '아렌시아(Arencia)' 이야기다. 40명 안팎의 직원들로 지난해에만 매출 2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6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연히 탄생한 '떡솝' 클렌저

25일 서울 성수동 올리브영N 성수에서 만난 임 대표는 "신선한 원료로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렌시아의 핵심"이라며 "친환경도 촌스럽지 않고 선물처럼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브랜드명 아렌시아는 '장인'을 뜻하는 프랑스어 '아르티장(Artisan)'과 '선물'을 결합한 말이다. 남아메리카 파나마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임 대표는 제대로 된 비누가 없어 독한 세제로 몸을 씻는 아이들의 진물 난 피부를 본게 창업의 시작이었다. 지천에 널린 망고 같은 원료를 활용해 비누를 만들어 적십자와 보육원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손수 비누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제품 개발에 흥미를 느꼈고, 한국에 돌아와 2017년 본격 창업에 나섰다.

아렌시아의 대표 제품 떡솝은 비누 제조 과정에서 버리기 아까운 남은 원료로 실험을 거듭하던 중 우연히 탄생했다. 임 대표는 "써 본 사람들이 '비누 저리가라'할 정도로 세정력이 좋다고 해 제품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했다.

쌀, 녹차, 로즈힙 등 자연 원물을 갈고 치대는 과정을 수 천번 반복해 탄생하는 떡솝은 '코리안 라이스 케이크 클렌저(Korean Rice Cake Cleanser)'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 먹거리인 떡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제형으로 주목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500만개 넘게 팔렸다. 미국에선 한국 떡을 모티브로 한 콘셉트가, 일본에선 '모찌솥'이라는 이름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임 대표는 "해외에서는 다들 한국적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또 해외브랜드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한국적 요소를 담고 있다 보니 한국에 오면 사야되는 제품으로 인식 돼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협업으로 본격 성장

아렌시아는 지난해 6월 올리브영에 첫 입점하며 본격적인 성장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선보인 제품은 단 1개였지만, 짧은 기간에 상품력을 인정받았다. 4개월 만에 올리브영 대표 프로모션 상품으로 선정됐고, 전국 매장의 전면 매대에 진열됐다. 올리브영 상품기획자(MD)들은 고객 리뷰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더 편리한 튜브 타입 패키지를 제안하는 등 아렌시아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임 대표는 "올리브영에서 제품 개발 단계부터 같이 머리를 맞댔다"며 "올리브영 제안으로 내놓은 튜브형 클렌저 덕분에 팟 타입과 튜브 타입 매출이 함께 크게 늘었고, 라인업도 앰플까지 5배 이상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덕에 올리브영 글로벌 매출도 급성장 중이다. 올해 1·4분기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67% 급증했다. 아렌시아는 올해 매출 목표 600억원 가운데 올리브영에서만 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렌시아는 올해 대중적인 스킨케어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라인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근 떠오르는 원료인 PDRN을 활용한 블루라인도 새롭게 내놓는다. 하반기에는 미국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국내 깜짝 팝업도 준비 중이다. 임 대표는 "대중적인 스킨케어 브랜드로 사랑받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적인 감성을 살려 선물 같은 제품,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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