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치솟는데 사업비는 부족
기술형입찰 금액기준 82% 불발
기술형입찰 금액기준 82% 불발

공사비는 폭등한 반면 사업비는 낮게 산정되면서 최근 3년간 공공공사 유찰이 금액 기준으로 8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도 사업성 부족과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지연 사례가 속출하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사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와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22~2024년 3년간 나라장터에서 발주된 기술형입찰을 조사한 결과 총 91건 가운데 68%인 62건이 유찰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32조4000억원 가운데 82%인 26조8000억원 규모다. 기술형입찰은 기술력을 위주로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도로 300억원 이상의 대형 공공공사가 대상이다.
유찰 현황을 보면 2022년에는 28건이 발주됐고 이 가운데 18건이 유찰됐다. 2023년에 31건 가운데 21건, 2024년에는 32건 가운데 23건 등 매해 절반이 넘는 공공공사가 유찰되고 있다.
주요 유찰 프로젝트를 보면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3건,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2공구(건축 및 시스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용산∼상봉) 1∼4공구 등이다. 지방에서는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건설공사 1·2공구, 부산항 진해신항 관련공사 6건, 대구 도시철도 4호선 2공구 등의 사업이 유찰됐다.
설상가상으로 민자사업도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총사업비 조정기준을 마련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정부 정책이 인플레 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SOC 공사 시스템이 총체적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대한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결국 핵심 원인은 부족한 공사비(사업비)"라며 "적정 총사업비 산정과 물가변동에 따른 사업비 조정 원활화 등 더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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