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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아파트냐, 강남 빌라냐"...여기가 5천만원 더 높다는데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26 14:56

수정 2025.06.26 14:52

10년과 5년 데이터 비교 분석
입지 vs 상품성, 시기에 따라 우위 바뀌어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5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빌라 매매가격 상승률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상승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울 노도강의 아파트와 강남3구의 연립다세대(빌라)의 최근 10년 및 5년간의 전용면적당 평균 매매가상승률을 비교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해제된 계약과 중개거래가 아닌 직거래 및 지하 층 거래를 제외하여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였다.

지난 10년 전체로는 '아파트'라는 상품성이 우세했지만 최근 5년으로 기간을 좁히자 '강남'이라는 입지의 힘이 더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도강 아파트의 10년 전체 평균 상승률은 115.5%를 기록하며, 강남3구 빌라의 평균 상승률 102.4%를 13%p 이상 앞질렀다.

이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지배해 온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남 프리미엄보다 더 강력한 변수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의 데이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줬다. 강남3구 빌라의 평균 상승률이 25.8%를 기록해 19.7% 상승에 그친 노도강 아파트를 역전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이 상품에서 입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강남3구의 신고가 거래가 노도강의 25배에 달하는 등, 핵심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다만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수에서는 강남3구 빌라가 10년 전체 상승률(125.4%)에서도 노도강 아파트(101.8%)를 압도했다. 이는 강남의 대형 빌라가 일반적인 주거 상품이라기보다는 희소성을 가진 '고급 자산'으로 분류돼 그들만의 독자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승률의 차이는 실제 추산 매매가와 시세차익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 10년 전 3억 원 전후로 비슷하게 출발했던 59㎡의 경우 10년간의 총 시세차익은 약 3억2000만 원으로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의 시세차익에서는 격차가 발생했다.
강남3구 59㎡ 빌라는 5년간 약 1억3646만 원이 오르며 같은 기간 8744만 원 상승에 그친 노도강 59㎡ 아파트보다 약 5천만 원 더 상승했다.

집토스 이재윤 대표는 "투자의 핵심은 남들이 외면할 때 저평가된 자산의 가치를 꿰뚫어 보는 것"이라며 "최근 5년간 강남 빌라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앞으로도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섣불리 추격 매수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분석 결과는 아파트는 무조건 빌라보다 낫다는 식의 사회적 통념을 데이터로 깨고, 각 자산의 현재 가치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강남 빌라, 강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집토스 제공
강남 빌라, 강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집토스 제공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