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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초토화"…제조업 울음소리, 21년 만에 가장 커졌다

뉴스1

입력 2025.06.27 06:02

수정 2025.06.27 08:25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은 기업경기조사, 제조업 애로사항)
(한은 기업경기조사, 제조업 애로사항)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현재 경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내수 부진'을 호소한 제조업 기업들이 10곳 중 3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1년 만에 가장 큰 비중에 해당한다.

27일 한국은행의 6월 기업경기 조사에 따르면, 현재 가장 주요한 경영 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을 지목한 제조업 기업은 전체의 29.4%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 7월(29.6%) 이후 20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내수 부진은 전체 14개 항목 중 제조업 기준 응답률 1위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불확실한 경제 상황(22.8%) 대비 6.8%포인트(p)나 높았다.

3년 전인 2022년 6월에는 내수 부진이 전체의 6.7%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비제조업 기업들도 전체의 4분의 1인 25.2%가 경영상 가장 어려운 요소로 내수 부진을 지목했다. 이는 2014년 10월(25.5%)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대치에 해당한다. 응답률 2위인 불확실한 경제 상황(18.4%)을 7.1%p 차로 제쳤다.

최근 미국 관세와 13일 발발한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불확실한 대외 요인은 계속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내수 부진을 현시점 최악의 장애물로 밝힌 것이다.

내수 부진은 기업 경기만 아니라 경제 심리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기업심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결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이달 92.8로, 계엄 이전인 작년 11월(93.0)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기준선인 100을 밑도는 수치는 과거 평균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인식이 많다는 의미다.

그나마 계절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89.3)가 한 달 전보다 0.2p 올라, 경제 심리가 저점을 통과하는 초기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초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최근 뉴스심리지수 등 선행 지표들은 대부분 개선 양상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ESI 지표가 기준치를 아직 큰 폭으로 하회하는 점은 회복 흐름으로 보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소폭 살아나더라도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반적인 경기 반등은 어렵다"며 "정부의 내수 진작책이 본격 효과를 내기 전까지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당분간 어두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