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AI 시대, 대학 교육 변화 없으면 학생들 백전백패"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27 10:42

수정 2025.06.27 11:03

조성준 서울대 빅데이터 AI 센터장 경고
조성준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AI 센터장은 2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AI 기반 대학 교육 혁신: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교협 제공
조성준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AI 센터장은 2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AI 기반 대학 교육 혁신: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교협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학이 지금까지 해왔던 읽기, 쓰기, 암기, 문제풀기 등으로 계속 교육을 시킨다면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 인공지능(AI)과의 싸움에서 백전백패다."
조성준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AI 센터장은 2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이같이 경고하며 대학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조 센터장은 AI의 발달로 기존의 주요 직업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의사, 변호사,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고액 연봉 직종들조차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대학이 인재라고 키워내는 수많은 직종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 센터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이 AI와 경쟁하기보다는 AI가 하지 못하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경쟁하지 않고 AI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 창의성, 융합적 사고, 협업, 리더십, 그리고 메타 학습을 제시했다. 특히 메타 학습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존 지식을 잊어버리는 '언런(unlearn)'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뇌가 유연하게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 필수적인 역량으로 꼽혔다.

그는 대학의 교육 과정이 지식 암기 위주에서 벗어나 학습 민첩성과 현실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현재 대학의 위계적이고 교수 중심적인 거버넌스 모델이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있음을 지적하며, 학생, 산업계,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센터장은 한편으로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AI에만 의존하는 학습 방식은 뇌 구조 변화나 시냅스 연결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학습과 문제 해결 능력 함양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센터장은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모듈형 자격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기술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현대 사회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대학이 이러한 평생 학습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