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여보 수박 도시락 사갈까" 백화점 매출 효자된 '이 서비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30 18:05

수정 2025.06.30 18:05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에 수박 커팅 서비스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에 수박 커팅 서비스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과일 커팅 서비스가 유통 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부피가 큰 과일을 소분해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편의성과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해마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과일 커팅 서비스가 전체 매출 신장에도 기여하면서 유통업계는 대상 제품군을 확대하고, 선물용·1인용 등 다양한 패키지를 개발하는 추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을 잘라 포장해주는 서비스가 백화점 식품관의 필수 코스가 됐다. 수박 뿐만 아니라 멜론, 파인애플 등 껍질이 두꺼운 과일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돼 인기가 높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딸기, 포도 등은 세척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박, 멜론 등 부피가 큰 과일은 커팅 서비스를 진행해 오다가 지난해부턴 수박을 도시락 형태로도 출시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수도권 주요 점포에서 판매 중인 '간편 수박 도시락'은 1인 가구 뿐만 아니라 피크닉 수요까지 잡으면서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수박 도시락은 당도 12브릭스 이상의 수박을 비파괴 당도 선별 방식으로 골라내고, 그 중에서도 과육 중심부만을 담아냈다. 8㎏ 수박 기준 2.5㎏ 정도에 해당하는 고당도 과육만을 엄선해 당도와 식감을 모두 충족시켰다. 지난해 처음 시범 출시하면 약 2주간 판매했던 수박 도시락을 올해엔 약 40일로 판매기간을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과 강남점에서 수박 커팅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강남점은 올해 처음 도입했는대 5월 대비 6월 수박 매출이 2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부터 수박 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구점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특화 서비스의 시작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1년 '프레시 테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신선식품 손질 서비스를 유통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식품관 판매 과일이나 채소를 무료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분해 포장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 더현대 서울, 더현대 대구에서 제공하고 있다.

6월 기준 더현대 서울의 프레시 테이블 이용객은 하루 평균 200여명 수준인데, 고객이 몰릴 때는 2~3시간씩 대기해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 점포별로 평균적으로 수박만 하루에 600~700통이 판매되고 있다. 프레시 테이블을 도입한 점포의 과일·채소 매출 신장률은 도입하지 않은 다른 점포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압구정본점에서는 수산물 맞춤 조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수산물을 손질해줄 뿐 아니라 구이, 조림, 탕 등 원하는 형태로 조리까지 해주는 일종의 '집사' 서비스다.

고객들은 과일 손질 서비스에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과일은 껍질 버리는게 가장 귀찮은데, 그런 과정이 없는 걸 가장 좋아하는 반응이다"면서 "수박 뿐만 아니라 망고 씨, 채소 뿌리 등 처치 곤란한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돼 주부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