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마지막까지 호평
미래·미지 1인2역 연기한 박보영
"각 인물 대사 통해 나도 위로받아"
미래·미지 1인2역 연기한 박보영
"각 인물 대사 통해 나도 위로받아"
화제의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을 섬세하게 연기한 배우 박보영이 종영(29일)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청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것 같아 선택했는데, 나 역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몇몇 대사는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힘들 때마다 본다"고 작품에 쏟아진 호평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우리 사회 고립·은둔형 청년 문제를 우회적으로 다룬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잠시 서로의 삶을 맞바꿨다가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게 되는 로맨틱 성장드라마. 박보영은 고시 실패 후 공기업에 취직했으나 내부고발로 직장 내 왕따를 당하는 '미래'와 운동선수의 꿈이 좌절된 후 은둔형 외톨이로 살다 병든 할머니를 돌보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미지'를 연기했다.
박보영은 두 인물 중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한 미지가 더 와 닿았다"며 "데뷔 전후 실패와 낙담을 겪으며 '나 아무것도 안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돌이켰다.
또 드라마 곳곳의 내레이션과 각 인물의 대사를 통해 자신 역시 위로를 받았다며 따로 메모해 둔 글귀를 공유했다.
박보영은 자기혐오에 빠진 손녀 미지를 끝까지 믿어준 할머니의 대사를 언급하며 "사슴이 사자 피해서 도망치면 쓰레기야? 다 살려고 싸우는 거잖아. 암만 모냥 빠지고 추저분해보여도 살려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를 꼽았다.
또 "내가 나라는 이유로 누구보다 가혹했던 숱한 나날들. 남이 돼서야 알았다. 나의 가장 큰 천적은 나라는 걸"이라는 미지의 대사도 언급하며 "나 역시 내게 엄격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의 편지를 모아두고 힘들 때마다 꺼내본다고도 했다. 그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팬 편지를 읽다가 운적이 있다"며 "아직도 위로와 힘이 된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 박보영은 "처음엔 매일 혼나며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랫동안 연기해오고 있다는 것만으로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고 단단한 면모도 보였다. 또 "장르나 캐릭터는 달라질 수 있어도,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작품 안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관객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그 마음이 이 일을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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