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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대신 크루즈” 평생 모은 돈으로 15년 여행 떠난 77세 美 할머니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01 10:35

수정 2025.07.01 10:08

'빌라 비 오디세이'호 승객 사진 /사진=빌라 비 레지던스 SNS 갈무리
'빌라 비 오디세이'호 승객 사진 /사진=빌라 비 레지던스 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평생 저축한 돈을 모아 크루즈 위에서 노년을 보내는 꿈을 이룬 샤론 레인(77)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트래블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주거용 크루즈선인 ‘빌라 비 오디세이’호의 승객인 레인의 사연을 전했다. ‘레지던셜(주거형)’ 크루즈인 ‘빌라 비 오디세이’는 단기 여행이 아닌 장기 거주를 목적으로 설계된 선박으로, 레인은 앞으로 15년간 이 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할 예정이다.

객실 가격은 내부 기준 15년간 12만9000달러(약 1억8000만원)부터 시작하며, 월 관리비는 1인 기준 3000달러(약 420만원) 수준이다. 외부 객실은 더 비싸며, 월 관리비도 인당 500달러씩 추가된다.

대신 월 관리비에는 식사와 음료, 저녁 식사 시 주류, 와이파이, 정기 건강검진, 24시간 룸서비스 및 주 1회 객실 청소, 격주 세탁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말 실내 객실을 구입해 올해 6월 고향 샌디에이고에서 승선한 레인은 “수년간 바라던 일을 드디어 하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더 이상 장을 보거나 집안일을 할 필요가 없다”며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사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빌라 비 오디세이는 총 8개 갑판에 450여 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92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하지만 ‘빌라 비 레지던스’의 CEO인 미카엘 페터슨은 단독 승객 비율이 높아 실제 탑승 인원은 500명을 넘지 않는다며 승객의 55%가 단독 여행객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체 승객 중 미국과 캐나다 출신이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디세이는 각 항구에서 며칠씩 정박하며, 추가 요금을 지불할 경우 기항지 관광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선상에서는 음악 공연, 각국 예술가 초청 행사, 입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샤론 레인이 탑승한 '빌라 비 오디세이'호의 사진 /사진=빌라 비 레지던스 홈페이지 갈무리
샤론 레인이 탑승한 '빌라 비 오디세이'호의 사진 /사진=빌라 비 레지던스 홈페이지 갈무리

레인은 과거 ‘라이프 앳 씨(Life at Sea)’라는 또 다른 장기 크루즈 프로젝트에 수천 달러를 투자했으나 선박 확보 실패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캘리포니아의 실버타운에서 지내다가 ‘빌라 비 오디세이’의 출항 소식을 접하고 즉시 객실을 구매했다.


자신이 바라던 꿈을 이룬 레인은 “15년 후에는 집을 구하거나, 다음 배를 타게 될지도 모르지만 선박 갑판에 있는 게 나에겐 가장 큰 행복”이라며 “날씨가 좋든 나쁘든 갑판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거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