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착공물량 급감에 6·27규제까지… 암울한 아파트 공급시장 [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01 18:29

수정 2025.07.01 18:29

1~5월 서울 8850가구 착공
5년 평균치 물량기준 26% 줄어
선행지표인 인허가 실적도 부진
돈줄도 막혀 분양계획 차질 우려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 줄어들 듯
착공물량 급감에 6·27규제까지… 암울한 아파트 공급시장 [부동산 아토즈]

정부가 초유의 대출규제(수요억제) 카드를 꺼낸 가운데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착공물량이 5년 평균치 대비 26% 가량 감소한 것. 이번 '6·27 대출규제'로 수도권 새 아파트 잔금대출이 '6억원 이내'로 제한되면서 주택 공급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파이낸셜뉴스가 올 1~5월 아파트 공급 실적과 '5년 평균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부는 매달 인허가·착공 등 '월간 주택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해 2·4분기부터는 장기 추이를 볼 수 있는 '5년·10년 평균 세부 수치'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우선 아파트 착공실적을 보면 올 1~5월 서울은 8850가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간(1만432가구) 대비 15.2% 감소한 수치다. 국토부가 별도로 공개하지 않은 아파트 5년 평균치를 보면 감소폭이 더 크다. 서울 아파트 5년(2020년~2024년) 착공치 평균 물량은 1만2052가구다. 올 1~5월 물량과 비교하면 26% 줄어든 것이다. 전국 아파트 착공물량도 비슷하다. 5년 평균치는 11만837가구다. 올 1~5월 착공물량은 6만1201가구다. 5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44.8% 감소했다.

선행지표인 인허가는 서울의 경우 올 1~5월 1만7225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9300가구) 보다 85.2% 늘었다. 하지만 5년 평균치(1만3007가구)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32.4%로 줄어든다.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지만 장기추이를 토대로 분석하면 회복세가 더딘 것이다. 올 1~5월 전국 아파트 착공물량은 5년 추이와 비교하면 27.3% 감소하는 등 핵심지표인 착공과 인허가 지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임원은 "과거 5년도 공급이 줄어든 시점인데 이 보다 더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직접 공급으로 이어지는 착공 감소가 인허가 보다 크다는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번 '6·27 대책'을 통해 강력한 수요억제 카드를 꺼내면서 공급 전망이 더 암울해 지고 있다. 실제로 디벨로퍼 업계에서는 진행됐던 사업들 대부분 올스톱 되거나 내년으로 연기됐다는 설명이다.

A시행사 관계자는 "대책 이후 전부 일단 올스톱"이라며 "빨라야 내년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시행사는 수도권에서 하반기 예정이었던 아파트 분양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뤘다. 이 관계자는 "수요 진작이 필요한데 반대 대책이 나왔다"며 "일단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고 전했다.

건설사들도 비상이다. 수도권 잔금대출 한도가 6억원 이내로 제한되면서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진행 중이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비상사태인데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부터 착공 감소의 여파가 입주 물량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임원은 "공급지표가 정부 대책에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나중에 결국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텐데 이번 초강력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부작용을 어떻게 막으려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