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 세워
규제 풀어 수출에 활력 불어넣어야
규제 풀어 수출에 활력 불어넣어야
수출을 이끈 두 품목은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다. 반도체 중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체적으로 11.6% 증가했고,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우려했던 자동차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선전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2.3% 늘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6월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두가지를 시사한다. 시사점의 하나는 관세와 불경기 등 수출의 큰 악재도 고도의 기술과 높은 품질로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등 앞서가는 기술로 혁신을 이룬 제품은 무역장벽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럽 시장에서는 벤츠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앞세운 전기차가 수출 신장에 큰 몫을 했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밝힌 것처럼 시장과 품목의 다변화가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수출이 감소했지만 그 대신 아세안과 인도, 유럽에서 수출이 증가해 감소분을 벌충하고도 남았다.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 시장은 수출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그런 만큼 무역장벽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듯 보이지만, 관세 부과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협상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얻는 데 주력하면서 다른 수출시장을 뚫는 데 가일층 정부 주도로 힘을 쏟아야 한다.
품목 다변화에도 같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변변한 품목이 없으면서도 수출에 사활을 걸었던 1970년대에 가발과 쥐가죽까지 외국으로 팔아 지금의 한국 경제를 일으킨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도 없이 세계적인 품목들이 얼마든지 있다. 화장품이나 라면에 만족하지 말고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품목을 개발해 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처럼 수출에 목을 매야 하는 이유는 내수부진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두 축이 다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만이라도 힘을 내야 저성장에 빠져드는 한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삼 강조하지만 기술 혁신이다. 기술로 뚫지 못할 것이 없다.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기술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면 가만히 있어도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아올 것이다.
이재명 정부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줄로 안다. 우선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신기술로 무장한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정책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규제를 풀어 민간기업들이 활동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다.
기술이 있으면서도 돈이 없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는 수출기업이 많다. 이런 애로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해소해야 무역강국 한국의 앞날은 앞으로도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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