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정 교수 연구팀, 유전자형 분석…최적 치료제 설계
삼중-음성 유방암 등 난치암 정밀치료 길 열어
연구 성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국내 대학 연구진에 의해 난치성 암 정밀치료의 길이 열리게 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은 남정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암 환자의 유전자형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 후보물질을 제안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G2D-Diff'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암세포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형 정보와 약물 반응 데이터를 학습해 환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항암제 후보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는 물론 기존의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 난치성 암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까지의 생성형 AI 기반 항암제 개발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지스트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G2D-Diff는 암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 및 복제수 변이 정보, 그리고 약물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기존 생성형 AI들이 임상 적용에 한계를 보여온 것과 달리, G2D-Diff는 실제 병원에서 확보가 가능한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 후보물질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점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난치성 암의 대표 사례인 삼중-음성 유방암(TNBC)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G2D-Diff에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했다. 생성된 후보물질들은 PI3K, HDAC, CDK 등 암세포 성장과 생존에 핵심적인 단백질을 정확히 표적으로 삼았으며 기존 약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화학 구조를 갖고 있었다.
특히 컴퓨터 도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들 분자가 표적 단백질과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AI가 기존 약물을 모방하지 않고 새로운 기전을 가진 항암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 G2D-Diff는 어텐션 메커니즘을 도입해 특정 유전자형에서 어떤 유전자나 생물학적 경로가 약물 설계에 핵심적으로 작용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블랙박스형 AI와 달리 생성된 약물의 과학적 타당성을 유전자와 생물학적 경로 수준에서 해석할 수 있는 기술로 연구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인 맞춤형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AI 기술이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보건복지부·과기정통부의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MELLODDY), 국가독성과학연구소 기본 사업, 미국 NIH의 Bridge2AI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남 교수가 지도하고 김현호 박사(현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와 배봉성·박민수·신예원 석박통합과정생·트레이 이데커 교수(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가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판에 지난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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