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심언기 임세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취임 30일 만에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122분 동안 다양한 분야의 15개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하며 국정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깝게·새롭게·폭넓게'라는 회견 콘셉트에 맞춰 대통령과 기자 사이의 거리를 파격적으로 좁히며 전례 없는 소통 방식도 시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2분까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한다'는 주제로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 의지는 회견장 곳곳에서 나타났다.
질문 방식도 새로웠다. 언론과의 사전 질문 조율은 없으며 회견장 입장 시 매체별로 제출한 명함을 기자단 간사가 무작위로 추첨해 질문자를 선정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주택 추첨 아니냐"며 웃어 보였고 질문자로 선정된 한 기자는 "제가 원래 이런 운이 안 좋은데 오늘을 위해서 그동안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폭넓게'를 목표로 한 만큼 대통령실 출입 기자 외에도 지역 풀뿌리 언론이 미디어월을 통해 비대면 질문을 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국민'을 약 23번 언급하며 자신이 국민의 공복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은 오직 국민"이라며 "증명의 정치와 신뢰의 정치로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 응답하겠다"고 했다.
취임 한 달의 아쉬움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도 다졌다. 그는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하니 어려움이 많지만 할 것은 하고 있다"며 "주변 참모진이 코피를 쏟고 핼쑥해지는 것을 보면 미안하긴 하지만 공직자가 피곤하고 힘든 만큼 5117만(인구수) 배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견뎌달라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30시간이 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하자 참모진들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2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대통령실 참모들과 회견 준비에 매진한 만큼 일문일답에서 막힘없이 답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 것이냐가 최근 논쟁인 것 같다"며 "이런 질문을 할 것 같아 미리 답변을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솔직함'도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등 지역 균형 발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옥천이 엄청나게 좋아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옥천을 포함한 소멸 지역에 대한 각별한 대책들은 계속 구상하고 집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대통령은 외신 기자의 질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고 '차별금지법' 질문에는 "질문을 받지 말 걸 그랬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답변에 따른 대통령실 참모진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 답할 때 봉욱 민정수석은 분주히 수첩에 메모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외교·안보 분야 답변이 나올 때 긴장하며 이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를 가겠다"고 얘기하자 참모진들은 활짝 웃으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부동산 △지역 균형 발전 △의정갈등 △여야 협치 및 통합 △검찰 개혁 △한미 관세협상 △민생회복지원금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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