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확보 통해 트럼프 견제 등 영향력 확대가 타깃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아메리카당을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신당을 창당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투표창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지 하루 만이다. 머스크의 이 투표창에서는 65.4%가 찬성, 34.6%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머스크는 2대1로 신당 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신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여러분들의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아메리카당이 창당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독립기념일인 4일 서명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 감세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왔다.
지난달 5일 하루에만 테슬라 시가총액 1520억달러가 사라지면서 큰 타격을 입자 꼬리를 내렸던 머스크는 지난달 말 다시 트럼프의 감세법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의 감세법이 전기차 판매에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비분강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신차, 중고차, 리스 등 모든 형태의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 시점을 당초 2032년에서 올해 9월 30일로 앞당겼다. 전기차 세제 혜택은 1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했는데 이 것이 더 이상 연장되지 않게 된다.
또 대규모 재정적자도 그를 자극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트럼프의 감세, 일부 재정지출 확대가 담긴 이 법으로 인해 현재 36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3조4000억달러가 더 불어나게 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적자 감축 및 연방공무원 감원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칼날을 휘두르다 5월 말 물러난 머스크는 온갖 비난을 감수하며 자신이 추진했던 적자 감축이 물거품이 되는 것에도 참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우선 내년 11월 중간 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아메리카당을 창당하면 상원에서 2~3석, 하원에서는 8~10석을 확보해 트럼프의 공화당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공화당 지지기반을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공화당 내부에서 높다. 여론 조사에서는 미 유권자 40%가 머스크 신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펜던트는 4일 퀀터스 인사이츠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이달 2일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4%는 머스크 신당에 표를 찍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26%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머스크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은 38%, “잘 모르겠다”는 답은 22%였다. 이번 조사 오차범위는 ±3%였다.
민주, 공화당이 아닌 제3당에 대한 미국인들의 호의적인 태도는 앞서 2023년 여론조사 업체 갤럽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63%가 제3당이 나오면 이 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트럼프 재선 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올해 새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DOGE 수장까지 맡으며 정치를 기웃거리던 머스크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섬에 따라 당분간 테슬라 주가는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 투자자 80%는 지난 3월 조사에서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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